(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코스피가 그리스 우려로 주요 지지선을 힘없이 내주며 1,780선으로 내려앉자 다음 지지선이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 증시 급락세는 이미 위기국면을 충분히 반영한 데다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있어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스 문제로 증시 혼란이 증폭되더라도 1,700~1,750선은 지지될 것이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경우에도 지난해 최저점 수준인 1,650선은 지킨 후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스피의 지난주 하락률은 7.02%로 2011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정상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하락폭은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코스피의 주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주보다 큰 폭의 하락세가 전개된 확률은 3.34%에 불과했다.

과거 지수가 한 주 동안 급락세를 보인 경우는 1997~1998년 IMF와 2000년 IT버블 붕괴, 2001년 9.11테러,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처럼 경기나 시스템 측면에서 중대한 리스크가 부각된 경우에 한정됐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도 지난 2주간 한국 증시의 낙폭은 정작 유럽 국가들보다 컸다"며 "코스피는 최악의 상황에 거의 도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고려했을 때 1,750선은 지켜질 것으로 보지만 이벤트로 움직이는 장이기 때문에 그리스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진다면 단기적으로 조금 더 하락한 후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 대책이 나오면 시장은 충분히 탄력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며 "가격 매력도 높아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리스 악재가 지속되더라도 1,700선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식시장은 지난해 8~9월과 비교하면 혼란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며 "다시 한번 급락세가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디폴트는 사실상 유로존 다른 나라에도 도미노 충격을 줄 수 있어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 확률은 30%에 그친다"며 "그리스 디폴트에 따른 유로존 탈퇴로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의 연쇄 도산이 진행된다면 대형 악재로 부각될 수 있어 유로존이 이런 상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그리스가 디폴트로 유로존에서 퇴출되더라도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650선은 지지될 것"이라며 "추가 조정 가능 폭은 5~7% 미만으로 이를 고려한 적극적인 매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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