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설계사 수당과 상품 관리 비용 등 사업비를 나중에 떼는 변액연금보험상품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학계에서 후취 방식으로 사업비를 부과하는 상품을 판매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데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18일 국민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소비자 중심의 변액연금보험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이미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수익률 공시제도 개편, 판매 관행 개선 외에 사업비 후취 상품을 공급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경희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선취 방식은 장기 유지 시 사업비 부담이 낮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에 사업비 부담을 피하고 투자수익을 높이길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후취 상품을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패널 토론자로 나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놨다.

이윤수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펀드수익률과 상품수익률을 달리 보여줘야 한다"며 "(이와 함께) 보험사는 선취ㆍ후취, 보험료대비ㆍ적립금대비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태국 금융감독원 보험계리실장은 "사업비 측면에서 현금흐름에 따라 하나의 표에 금액과 비율을 동시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사업비의 선취ㆍ후취 선택 기회 제공은 바람직하며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업계에선 후취 방식으로 사업비를 부과하는 상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면 설계사 수당, 상품 관리비용 등의 명목으로 원금의 일정 부분을 사업비로 뗀다.

선취 방식은 사업비를 초기에 집중 부과하는 구조로 계약 초기 투자금액과 수익률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후취 방식은 사업비를 보험계약 유지기간 중 분산해 부과하는 구조로 계약 초기 투자금액과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취 방식은 소비자들의 정서적 거부감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낮게 나타난다"며 "반면 후취 방식은 소비자들의 사업비 체계 이해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변액연금보험 논란은 단발성 사안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그간 업계에 가져온 불만이 누적돼 표출된 것"이라며 "업계가 그간의 관행과 논리에 기대 소비자들을 설득하려 하기보다 소비자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먼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에는 김대식 보험연구원장이 사회자로 참석했고 이윤수 금융위 보험과장, 진태국 금감원 보험계리실장,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패널 토론자로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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