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그리스가 몽니를 부리면서 국내 경제 사령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어지간한 글로벌 시장의 동요에도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고 강조했던 박 장관의 예전 모습과 사뭇 달라졌다. 유로존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그리스의 치킨 게임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이 유독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영업일 동안 7% 이상 하락하는 등 패닉양상을 보이고 있다.





< 마땅한 지지선을 찾지 못하고 장대음봉을 그리며 하락하고 있는 코스피 일봉차트>



박 장관은 지난 16일 유럽 정치 불안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경제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또 "단기적으로는 불안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외 위험요인에 대처하는 세밀한 폴리시 믹스(Policy Mix)'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리시 믹스(Policy Mix). 참 오랜만에 듣는 용어다. 2008년 리먼사태이후 기준금리의 공격적인 인하를 주문하기 위해 재정부의 각종 자료와 장관의 발언에단골로 등장한 표현 가운데 하나였다.

아직도 확장적 재정정책과 저금리 기조 등 경기부양적인 폴리시 믹스(Policy Mix)가 시행되고 있지만 최고 경제사령탑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에서는 오랜만에 나온 말이다.

특히 박재완 장관이 취임한 뒤로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 가운데 하나였던 것 같다. 각종 보고서 등을 통해 거시정책조합을 의미하는 폴리시 믹스라는 용어가 가끔 등장하기는 했지만 박 장관이 명시적으로 거론한 경우는 흔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노무라 증권 등 일부 금융기관이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이 가시화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 점을 감안하면박 장관의 발언을 새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에서 촉발된 유로존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지 못하고 스페인 등으로 확산될 경우 그동안 자주 듣지 못했던 폴리시믹스라는 말을 더 자주 듣게 될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폴리시 믹스가 말 그대로 거시정책조합을 의미하는 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처럼 기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사전포석인지,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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