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이번 주(21일~25일) 서울채권시장은 외환시장과 스와프시장 그리고 외국인 매매동향을 주시하며 소극적인 매매를 이어갈 전망이다.경기둔화 우려에 금리 상방이, 레벨부담과 외국인 자금 이탈 불안감에 하방이 막힌 답답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21일 국고채 10년물 1조4천500억원에 대한 입찰을,23일에는 63일물 재정증권 1조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또 22일에는 OECD 경제전망과 '최근 외채 동향 및 평가를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22일 3월말 기준 국제투자대조표를, 23일에는 경제동향간담회 결과를 발표한다.24일에는 1분기 가계신용을, 25일에는 5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내놓는다.

▲ 그리스 불안, 강세 겸 약세 재료 =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불안으로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강세 재료로 인정되는 요소들이 동시에 약세 재료로도 인식되고 있다.

유로존 경기 둔화로 수출 등의 교역여건이 악화되면서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전일 2012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의 3.8%에서 3.6%로 낮췄다.

KDI는 이어 "통화정책은 가능성이나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축 가능성 등과 같은 불안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여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통상적인 수준보다 낮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유럽 위기가 점차 실물경제에도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커졌다"고 말했다.

유로존 위기는 동시에 약세 재료로도 인식되고 있다.

원화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의구심이 커지면서 원화가치, 주식, 채권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는 130포인트 이상 하락했지만, 국채 금리는 3년~20년물이 1bp에서 4bp 하락했고 국채선물은 4틱 상승하는데 그쳤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원화자산의 안정성과 달러조달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세례에 "외화유동성 차입 여건은 이상 없다"는 답변을 마지못해 내놓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마다 불거지던 원화채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커진 모습이다.

국내 대형 은행의 한 딜러는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 3.25%에 바짝 붙은 상황에서 트리플 약세에 대한 우려가 더해져 적극적으로 롱 포지션을 잡기 어렵다"며 "외국인 동향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환장(換場)' 찾아올까 = 달러당 1,17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이 추가로 상승폭을 키울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불안과 이를 반영한 달러-원 환율에 따라 좌우되는 이른바 '환(換)장세'가 연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KDB대우증권의 윤여삼 연구원은 지난주 후반 채권시장 초미의 관심사였던 본드-스와프 역전폭 확대에 따른 손절매 물량 역시 환율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주 채권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외국인의 포지션(IRS 페이 + 현물 매수, 환율 오픈) 청산을 지목했다.

그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본드-스와프 차익거래와 환차익을 노리는 베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 절상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유입된 자금"이라며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이 1,160원대에 올라서자 2년 이하 단기영역에서 모두 7천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고, IRS 페이 청산으로 IRS 2년 금리는 8bp 급락하며 본드-스와프 스프레드 역전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17일과 18일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졌다"며 "단기간에 확대된 본드-스와프 역전을 활용하려는 국내기관의 자금도 유입되면서 다시 안정심리를 회복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또 외환당국의 본격적인 속도조절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편 23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까지는 적극적인 매매에 나서기가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유로채권을 포함한 성장을 위한 모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23일 그리스와 스페인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나올 지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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