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경기 둔화를 비롯한 해외 악재와 미국 물가 우려 등이 부각된 데 따라 1% 넘게 하락했다.

중국 경기 둔화 위험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유가 폭락, 낮은 물가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우려 표명 등 각종 악재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뉴욕 유가는 원유재고 급감에도 휘발유 재고 급증,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 격화에 따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가능성 약화, 중국 성장률 둔화 예상 등으로 5% 넘게 급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달러(5.6%) 떨어진 33.97달러에 마쳐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매수 재료들이 부각돼 상승했고, 달러화는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더 주목하며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모두 동의했지만,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연준 위원들은 실업률이 하락하고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 상승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여전히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는 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위원들은 물가 상승 우려가 남아 있기 때문에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아슬아슬한(cloase call)' 결정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준 위원들은 또 의사록에서 물가를 비롯한 여러 불확실성 때문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점진적으로 단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반면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올해 기준금리가 2번 인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너무 낮다는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했다.

피셔 부의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4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점도표가 더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2.15포인트(1.47%) 하락한 16,906.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6.45포인트(1.31%) 떨어진 1,990.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67포인트(1.14%) 내린 4,835.7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7,000선을 밑돌았고, S&P 지수도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을 지켜내지 못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3% 넘게 급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소재업종이 2% 이상 하락했고, 기술업종과 금융업종, 산업업종도 1% 넘게 떨어지는 등 전 업종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월마트가 1% 상승한 것 외에 전 종목이 일제히 떨어졌다. 엑손모빌이 유가 하락에 4% 가까이 급락했고, 골드만삭스와 인텔, 3M 등이 2% 넘게 하락했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량 감소 전망에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00달러를 하회했다. 마감가는 전일보다 1.96% 하락한 100.70달러를 기록했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늘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이 지난해보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며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도 주목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 모두 동의했지만,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사록에 나타난 물가 우려가 미국 경기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뉴욕증시 개장전 CNBC 방송에 출연해,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2번 이상일 것이라는 매파 성향을 보였다.

경제 지표는 혼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작년 12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예상치를 대폭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부분 고용은 25만7천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9만5천명을 대폭 상회한 것이다.

작년 11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출입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축소됐다. 미 상무부는 11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5% 줄어든 424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38억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작년 12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소폭 하락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5.9에서 55.3으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6을 밑돈 것이다.

미국의 작년 11월 공장재수주는 하락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을 높였다. 미 상무부는 11월 공장재수주실적이 0.2%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6.46% 상승한 20.5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상승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3bp 낮아진 연 2.177%로 작년 12월11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1bp 떨어진 2.940%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4bp 하락한 0.984%를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중국 경제 둔화 우려 상존과 중동·북한발 지정학적 불안정, 뉴욕과 유럽증시 하락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올랐다.

중국의 12월 서비스업부문 활동은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해 세계 2위의 중국 경제가 더 둔화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인터랙티브인베스터의 레베카 오키피 투자부분 헤드는 "중국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시장은 여전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다소 매파적 발언에도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매수세가 지속돼 오름세를 유지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위험거래 회피현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수 주 동안 안전자산 매수세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후 들어 작년 12월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금리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인플레에 대해 우려했음이 확인돼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했다.

의사록은 작년 금리인상이 `아슬아슬한` 결정이었다고 밝혀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점도표보다 느리게 단행될 가능성을 높였다.

이후 세계은행이 올해 전세계와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 역시 국채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세계은행은 이날 '2016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2018년의 전세계 성장률을 각각 2.9%와 3.1%, 3.1%로 제시했다.

또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2.7%를 예상했으나 내년과 2018년에는 2.4%와 2.2%로 각각 낮췄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와 유가 하락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 전망, 북한 핵실험에 따른 전세계 성장률 우려 증폭 등이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의 대 달러화 역내 기준환율을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고시한 것도 여타국들의 통화평가절하를 부추기며 전세계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하게 될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전세계 성장률 둔화와 중국ㆍ유로존ㆍ일본발로 벌어지는 환율 전쟁 등이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어 미국의 장기 국채수익률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이들은 전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8.4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02엔보다 0.55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8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750달러보다 0.0036달러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629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4669달러보다 0.0040달러 낮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9.368보다 떨어진 99.182를 보였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79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7.95엔보다 0.16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한때 126.97엔까지 밀려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달러화는 개장초 유럽과 뉴욕증시 약세, 중동과 아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등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후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호조를 보인 데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다소 매파적 발언이 나와 달러화는 엔화 대비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12월 의사록이 저물가를 우려했음이 확인됨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고 유로화에 보합권에서 벗어나며 낙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주 엔화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통화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경제 둔화 우려와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정 등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가 부각되며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용 매수세가 유입된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엔화 강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듯하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달러(5.6%)나 떨어진 33.97달러에 마쳐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휘발유와 난방유 등에 대한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와 중동 주요국들의 갈등 격화에 따른 OPEC의 감산 가능성 약화 등으로 35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11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WTI 역시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때 6.02% 급락한 34.22달러까지 밀려 2004년 6월30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란 OPEC 대표인 메흐디 아실리가 양국의 대립에 대해 원유 시장의 최대 위협이라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져 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는 원유 시장의 과잉 공급 규모가 하루 200만배럴까지 늘면서 긴장이 심화할 수 있다며 이란이 서방의 제재가 풀리면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급감세를 보였으나 휘발유 재고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여 WTI 가격 34달러마저 무너졌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월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509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30만배럴 증가였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90만배럴 늘어난 6천390만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대를 보였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993년 5월 이후 최대인 1천58만배럴이나 급증했고,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 역시 631만배럴이나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180만배럴과 21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92.5%를 나타냈다. 애널리스트들은 92.6%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산유량은 전주의 하루 920만2천배럴에서 921만9천배럴로 소폭 줄어들었다.

앞서 중국의 12월 서비스업부문 활동이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며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를 부추긴 것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2월물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7.6% 폭락하며 종가 기준으로 2009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이란과 사우디의 갈등 격화로 OPEC 추가 감산 가능성 약화, 미국의 휘발유 재고 급증 등이 유가 급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세계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과 아시아발 성장률 둔화, 미국의 느린 산유량 감축 속도 등이 전세계 공급 우위를 부추기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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