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양치기 소년은 심심했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궁리하던 그에게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산에서 양을 지키다 말고 마을로 뛰어 내려가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다.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과 늑대에서 양을 구하려고 서둘러 산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늑대는 보이지 않았고, 비로소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속은 것을 알았다.

며칠이 지나 양치기 소년은 또 심심해졌다. 그래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마을로 뛰어가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쳤다. 마을 사람들이 이번에도 허겁지겁 산으로 뛰어 올라왔지만, 재차 속았다는 것을 알고 허탈해하며 산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다음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겠다. 다 알다시피 이번에는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고, 양치기 소년은 그 사실을 알리러 마을로 급히 뛰어갔지만, 마을 사람들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신뢰가 중요하며, 한번 믿음을 잃으면 그것을 회복하기 어렵다’라는 진리를 가르친다. 옳다. 백번 천 번 타당하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이번에는 늑대가 진짜로 나타났는데, 마을 사람들이 양치기 소년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으며, 결국 사람들은 소중한 재산인 양을 늑대의 먹잇감이 되도록 방치하였다는 사실이다.

결과론이로되 비록 예전에 여러 차례 속았을지라도, 어찌 되었건 마을 사람들은 늑대를 쫓으러 헛걸음하는 셈치고 산에 올라갔어야 했다. 그게 정답이었다. 그래야 그들은 소중한 재산인 양을 구할 수 있었다.

그리스 문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곤란을 당하고 있다. 그리스는 이미 세계의 신뢰를 저버렸다. 그들은 채권단과의 오랜 논란 끝에 기존 채무의 50% 이상을 면제받았으며 남은 부채도 당장에 갚지 않고 상환을 연기하기로 합의하였다. 그 대가로 그리스는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기로 소위 ‘트로이카’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들은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긴축반대를 외치는 급진좌파 시리자에 표를 주고 있다. 그리스 위기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극에 달하였고, 그게 지난주 후반의 주가 급락세로 나타났다.

양치기 소년에게 양을 맡긴 마을 사람의 입장이라면 그저 답답할 따름이겠다. (양치기 소년의 장난 때문에 빚어진 일이지만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야 없지 않겠는가. 그가 무슨 재산이 있다고!)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잘못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양치기라는 일에 열의도 없고, 성실하지도 않은 인물을 뽑은 잘못이 바로 그것이다.

마찬가지로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2002년 그리스를 유로존에 받아들일 당시, 장부조작으로 국가부채를 숨겼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첫 번째의 잘못이요, 설령 그때는 몰랐다고 할지라도 나중에 드러났을 때 즉각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이 두 번째의 잘못이다. 차라리 ‘싹’을 일찍 도려내었더라면 이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말을 듣지 않았다가 양을 잃었다. 유로존도 만일 신뢰를 저버린 그리스를 인제 와서 유로존에서 내쫓기라도 한다면 그 손해는 분명히 부메랑처럼 유로존 전체로 돌아갈 것이다.

따라서... 그리스 사태는 어찌되었거나 그리스를 계속 유로존에 끌어안고 가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희망사항?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 현재의 시장을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 이야기 역시 처음 하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여러 차례 똑같은 주장을 반복해왔는데, 시장은 실제로 내가 주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에, 확인 차 같은 말을 또 하는 것이다.

나는 코스피지수가 작년 4월말, 2,231까지 치솟음으로써 일단 상승 5파가 마무리되었고, 이후 A-B-C로 전개되는 조정파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다시 말하여 2,231에서 작년 9월말의 1,644까지가 하락A 파동이 되고, 1,644의 바닥에서 출발하여 길고 지루하게 이어진 박스권의 상승파동 혹은 반등파동이 B파동으로 간주된다. 그리고는 다시 강력한 하락파동, C파동이 대기하고 있다.

C파동의 특징은 ‘Killer C’라는 별명에 맞게 매우 강력하다. 그런데 최근 나타나는 코스피지수의 급격한 하락세는 전형적인 C파동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따라서 지금이 하락C파동이라고 보아야 옳다.

사실을 말한다면 C파동은 코스피지수가 지난 3월 중순에 2,050을 살짝 넘겼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B파동이 지속되고 있는지 아니면 C파동이 시작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명백해졌다. 아울러 굳이 엘리어트 파동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술적지표로 충분히 하락세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일목균형표의 구름, 거래량, 시장의 쏠림현상, 이동평균선 돌파 등이 하락세의 또렷한 증거가 된다. 게다가 MACD와 같은온갖지표들도 죄다 하락을 말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이 하락파동이라면, C파동의 바닥은 어디가 될까? 누구나 바닥을 말하지만 바닥을 잡아내기는 어렵다. 다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충실한다면 우리의 눈은 전저점인 1,644로 쏠릴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파동이 되려면 1,644를 밑도는 움직임이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상상하기 싫은 일이다.

범위를 좁혀서 이번 주를 생각해보자. 지난주는 참으로 참담하였다. 주가의 하락폭도 컸다. 이번 주에도 그럴까? 일단 하다못해 약간의 반등이나마 기대해본다. 일목균형표에서 구름과의 이격도 꽤 많이 벌어졌고, 단기 기술적 지표들도 바닥권이며, 아울러 주 중반이 되면 변화일도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그림으로 본다면 여전히 조정파동이고, 전저점 1,644가 신경 쓰이는 형편. 이 와중에 여기서 바닥을 노리는 과감한 매수는 성급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반등을 기다려 비중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겠다.

시장의 앞날을 생각하면 당분간은 좀 우울하겠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지수는 1,900이라는 강력한 지지선이 무너지더니(그 전에 1,950이라는 지지선도 있었다만), 1,800도 순식간에 붕괴되고 말았다. 아래로 변변한 지지선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형국으로 내몰렸다. 쉽게 말하여 ‘바닥이 뚫린’ 꼴이다.

거꾸로 달러-원은 위로 ‘뚜껑이 열린’ 양상이다. 속된 말로 ‘뚜껑 열렸다’라고 하면 열 받았다, 즉 ‘극도로 흥분되었다’는 의미인데, 요즘의 장세가 바로 그렇다. 1,150 혹은 1,156원이라는 저항선이 무너지면서 시장은 순식간에 한 쪽으로 쏠리고 말았다. 원래 추세라는 것이 종종 흥분하고, 자주 연장되는 법이어서 현재로서는 상승세가 어느 수준에서 그칠 것인지 제대로 가늠할 수도 없다.

거기에다 기술적분석과는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당국이 소위 ‘스텔스 개입’이나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고집할 뿐 환율의 방향을 돌릴 생각은 하지 않는 것도 현재 벌어지는 상승추세의 고점을 쉽사리 예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나는 지난주에 일목균형표 구름 상단인 1,156원을 주의 깊게 보자고 주장하였는데, 그건 아예 맥도 추지 못하였으니 저항선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기 어렵게 되었다. 그저 시장이 하자는 대로, 즉 달러-원 환율이 스스로 제 올라가고 싶은 데로 올라갈 따름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1,200원인들 불가능하지 않겠다.

코스피지수가 내리 폭락하면서 모든 단기 기술적지표는 과매도(oversold) 국면에 들어섰다. 달러-원이야 그 반대이니 달러-원의 단기 기술적지표는 죄다 과매수(overbought) 국면이겠다. 따라서 이번 주에 달러-원은 상황에 따라 약간의 하락조정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뿐. 근본적인 추세가 상승세인데, 약간의 하락조정으로 성이 차겠는가? 설령 약간 되밀리더라도 금세 반등할 것으로 보아야 옳다.

요즘 달러-원은 올해 들어 전혀 가보지도 않은,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걷는 터. 위로 저항선이며 아래로 지지선을 산정하기가 까다로워졌다. 그나마 얼핏 보아 차트에 상승갭이 나타나 있기에 그걸 위주로 생각해본다. 갭은 원래 메워지기 위하여 만들어진다는 원리를 고려할 때 1,165원 언저리에서 지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전략은 그래도 ‘롱’이다만.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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