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금융연구원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완화된 통화정책 스탠스를 제안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신석하 KDI 선임연구위원은 21일 KDI의 금리정상화에 대한 제안 수위가 낮아진 것에 대해 최근의 물가상승률 둔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 20일 통화정책에 대해 "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한편,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권고, 지난해 11월에 내놨던 "물가상승세와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운용하되 중장기 물가안정에 대한 강력한 정책의지를 표명해야 한다"에서 금리정상화의 시급성에 대한 표현수위를 낮춘바 있다.

금융연구원 역시 지난주 '2012년 수정 거시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정책금리에 대한 비둘기형 접근을 주문했다.

금융연구원의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최근의 유럽 재정위기 악화와 3월부터 약해지기 시작한 경제지표들을 감안하면, 경기 측면에서는 기준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불어난 가계부채와 0%에 가까운 실질금리를 고려하면 당장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올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정도 반영된 움직임을 보였다. 금일 10시 40분 현재 국고채 금리는 장내거래 기준 3년물 지표금리의 전일대비 상승폭은1bp에 그친 반면, 5년물과 10년물은 2bp, 20년물은 4bp에 달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단기물 매도 포지션을 고민했던 딜러들도 경기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팔자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3년 이하 단기물이 선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도 일제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기준금리 전망을 인상에서 동결로 수정했다. 그는 '높아진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감' 보고서를 통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금융시장이 불안이 실물 경제에 충격으로 전이될 경우 인상을 위한 환경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I투자증권의 김지연 연구원은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글로벌 금융 불안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여전히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오현석 연구원은 "경기 침체 리스크에 주목, 금리 상승시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특히 점차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은행)총재의 경제관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당장 6월 금융통화위원에서 정책 스탠스 변화가 감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됐다.

하나대투증권의 김상훈 연구원은 '그리스, 결국 금리인하 여부인데..'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발표된 당국 관계자들의 발언으로 추정해보면 아직 우리 정부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리스 선거가 6월 17일이라 6월 8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박형민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의 전제조건' 보고서를 통해 "결국 정책스탠스의 변화는 유럽금융시스템의 안정 여부"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무단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해 통화정책 스탠스의 변화 가능성은 현재까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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