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연초 중국 증시와 위안화의 급락으로 중국 을 비롯한 신흥국 투자심리가 악화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중국 증시와 위안화 폭락이 가져올 신흥국 영향으로 ▲ 신흥국 통화 추가 약세 ▲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와 성장 회복 지연 ▲ 신흥국 구조조정과 정치사회적 변화 요구 확대 등을 제시했다.

신 연구원은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재유출되면서 신흥국 통화 환율이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미 작년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전후해 선진국 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부터 이탈하면서 신흥국 통화의 약세가 계속됐다.

이에따라 일부 신흥국들에서 외환위기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안화의 약세는 신흥국 통화 평가절하를 부채질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된 데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신흥국 통화 약세는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을 야기시키는 약순환을 거듭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조업에 주력하고 있는 신흥국들이 수출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통화를 경쟁적으로 절하하고 있는 점도 신흥국 환율의 약세를 예상하게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대부분 신흥국 통화는 이미 저평가돼 있지만, 수출 경쟁력을 위해 추가로 절하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중국발 악재가 계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신흥국들의 무역수지가 악화하면서 경제성장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신 연구원은 "올해에도 중국 경제의 위축과 불확실성이 수요 부진과 원자재 가격 추가 하락으로 연결되며 자원 수출국의 경제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으로의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호주, 브라질, 칠레 등이 직격탄을맞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신흥국의 부채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할 전망이다.

신흥국 기업 부채는 2004년 4조 달러에서 2014년 18조 달러로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부채의 구성이 과거와 달라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은행 대출이 여전히 기업 부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회사채 비중이 2004년 9%에서 2014년 17%로 증가했다.

신 연구원은 "신흥국 기업들의 이자비용과 원금 상환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도 상당한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각국 정부의 부채감소와 구조개혁이 진행되는 가운데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여러 지역에서 정치 사회적인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가장 취약한 국가들로 베네수엘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를 꼽았다.

신 연구원은 "몇몇 취약국의 위기는 피할 수 없겠지만, 중국의 기초적인 경제구조가 급속히 나빠지지 않는다면 신흥국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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