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새해 첫 1주일이 숨 가빴다. 1년에 일어날 사태가 1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일어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새해 벽두부터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단절로 인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불거졌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유가의 부침에 따라 주식, 환율, 채권도 요동쳤다.

중국 증시는 새해 첫날 개장부터 서킷브레이커 암초에 걸리더니 두 번이나 조기폐장하는 폭락장세를 나타냈다. 위안화 절하는 가파른 속도로 진행됐고 중국발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퍼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외환시장이 흔들렸다.

시장이 불안하다보니 싼값에 빌려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이 잇따라 청산됐고, 그에 따라 엔화와 유로화 등 저금리 통화들이 급등했다. 자고 일어나면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롤러코스터를 타기 일쑤였다. 명성이 높은 유수의 헤지펀드들은 이렇게 변화무쌍한 투자환경에서 더이상 운용하기 어렵다며 문을 닫았다. 이미 상수(常數)가 된 미국의 금리인상은 먹구름처럼 시장 전체를 뒤덮는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를 새삼 일깨운 메가톤급 악재다. 과거와 다른 점은 동북아 주변 정세가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나왔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발생한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 주변 정세를 극도로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앞으로도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는 지속적으로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새해 첫 1주일의 거래를 보면 그 해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첫 1주일은 1년 장세의 축소판 같았다. 시장의 방향은 어느 정도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많은 격변을 겪는 가운데 시장의 부침이 어느 때보다도 심할 것 같다.

중국은 올해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두려워 해야 할 변수다.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세계의 반응이 매우 민감해졌기 때문에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주기적인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을 투기세력으로 보고 군기를 잡으려는 중국 정부와 시장의 힘겨루기로 인한 변동장세에 세계 시장 역시 휘말려 들어갈 것으로 우려된다.

가격변수 중에서는 국제유가와 위안화 환율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국제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위안화 환율은 어디로 갈지에 따라 큰 틀에서 시장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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