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국제 유가는 5% 폭락하며 31달러선으로 추락했고 주가와 국채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가는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와 전세계 공급 과잉에 따른 원유 약세 심리 지속 등으로 급락했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3% 내린 31.41달러에 마쳐 6영업일 연속 하락했다. 200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장중 한때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1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뉴욕증시는 중국 증시 급락과 유가의 대폭 하락에도 개별주 선전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국채 가격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장기 국채가격은 이번 주로 예정된 10년과 30년만기 국채입찰에 따른 물량압박으로 하락했다. 반면 단기 국채가격은 유가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유가 약세,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 등에도 통화정책 차별화 전망과 중국 위안화 안정화 전망, 뉴욕증시 강세 등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올랐다.

이날 별다른 경제지표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은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발언에 주목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미국 경제 성과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이날 애틀랜타 연설 자료에서 "금리 인상에 미리 정해진 일정은 없다"며 "결정은 경제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3월까지 나오는 경제 지표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가늠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12포인트(0.32%) 상승한 16,398.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4포인트(0.09%) 오른 1,923.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4포인트(0.12%) 내린 4,637.9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5%대의 유가 급락과 위안화 안정 기대, 애플 강세 등이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1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오후 들어 주요 외신이 중국 당국자를 인용해 위안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더 크게 하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도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술대장주 애플의 주가는 미즈호증권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여파로 1.6% 상승했다. 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 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바이오제약회사인 박스알타 주가는 2.2%가량 하락했다.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다국적 제약회사인 샤이어는 미국의 박스알타를 32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헬스케어업종과 소재업종도 각각 1% 이상 하락했다.

반면, 금융업종과 산업업종, 기술업종, 유틸리티업종 등은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03% 하락한 24.3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트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8/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8bp 오른 연 2.160%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bp 상승한 2.959%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2bp 낮아진 0.928%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중국증시 약세 등에도 중국 위안화 안정 속에 유럽증시 강세 등으로 개장 초 하락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다음날로 예정된 24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둔 것도 물량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13일과 14일에는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와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가 각각 입찰된다.

프리스프리치앤코의 래리 밀스타인 국채거래부분 헤드는 중국 위안화 안정이 안전자산인 국채 매도세를 부추겼다"고 풀이했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가 없는 상황이어서 주요국 증시 움직임이 개장 초 국채가격 움직임을 주도했다.

단기채 가격은 유가 급락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장기 국채가격은 10년과 30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둔데 따른 물량압박으로 낙폭을 축소하는 데 그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많은 해외 중앙은행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자국 통화 약세를 부추기는 정책을 쓰고 있다면서 이는 해외 중앙은행들의 미 국채 매도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동안 안전자산 매수세가 중국 등 해외 중앙은행의 국채 매도를 상쇄하며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으나 중국 위안화 안정과 뉴욕증시 약세분위기 약화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 약화가 이날 장기 국채가격 하락을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PBOC)의 지난주 발표에 따르면 12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천79억달러 감소했으며 2015년에 총 5천127억달러 줄어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보였다.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수익률이 큰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내내 점진적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밝힌 때문이다.

CRT캐피털은 중국의 상황이 끝났다고 판단하기 이른 감이 있지만, 특별하게 돌출되는 이슈가 없다면 작년 12월의 고용지표 호조 등 미국내 펀더멘털로 다시 눈을 돌리게 될 듯하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72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17.49엔보다 0.23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51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919달러보다 0.0068달러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지난 주말 종가인 98.430보다 상승한 98.884를 보였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77엔을 나타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8.30엔보다 0.53엔 밀렸다.

달러화는 개장 초 중국 위안화 안정에 힘입어 엔화와 유로화에 올랐다.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1.2%나 오르면서 위안화 역외시장이 형성된 2010년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 최대를 나타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6990달러를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0.6975달러보다 0.0015달러 높아졌다.

이후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1달러 아래로 폭락하는 약세를 보여 달러화가 엔화에 반락하기도 했다.

뉴욕증시 역시 유가 불안정과 중국발 성장률 둔화 우려 상존으로 개장 초의 강세를 접고 약세를 보인 것도 달러화의 대 엔화 약세를 부추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알루미늄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비공식적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것도 향후 증시에 대한 우려를 부추겨 엔화 강세를 지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편입 기업들의 4분기 순익은 에너지 업종 등의 영향으로 5.5%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상존해 있는 데다 유가 급락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강하다면서 이는 연준의 올해 통화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위안화 약세로 작년 11월 이후 달러화가 엔화에 4.6% 하락했으나 중국 경제가 안정되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한다면 달러화의 대 엔화 약세가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증시 약세현상이 가속화한다면 BOJ의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75달러(5.3%)나 낮아진 31.41달러에 마쳤다. 6영업일 연속 하락했으며 200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중국증시 약세 여파로 하락했다. 유가는 장중 한때 2003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1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모건스탠리는 달러화가 현 수준보다 5% 추가 상승한다면 유가는 10-25% 수준의 추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과잉 속에 달러화 절상이 지속된다면 20~25달러 범위의 유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분기에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42달러를, WTI 평균 가격은 39달러 안팎을 각각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공급 과잉이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이유로 2016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당초보다 11.25달러 낮춘 42.50달러로, WTI 가격 역시 9.25달러 내린 40.50달러로 각각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올해 평균 유가 전망치를 기존 48달러에서 4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BoA 메릴린치는 또 유가가 평균 전망치 수준으로 상승하기 전 지속되는 세계 공급 과잉으로 30달러 아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올해

상반기 유가는 20달러선으로 하락한 뒤 올해 하반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부연했다.

ANZ는 중국 위안화 절하에 따른 우려가 단기적으로 상품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상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이런 가운데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유가에 가장 부정적 재료로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3월 이란발 원유가 전세계적으로 본격 유통되기 시작하면 이란과 여타 중국 산유국들과 가격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이는 수개월 동안 유가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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