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중국의 금융불안으로 위안화와 원화의 상관관계가 확대된 가운데 원화가 위안화 '프록시(proxy)' 통화로 전락하고 있다. 위안화 절하기대가 달러-원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금융시장에 충격을 가중시키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의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번)를 보면 올해 들어 11일까지 원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무려 3.05% 절하됐다.

지난해 말 1,172.50원이던 달러-원 환율은 전일 1,209.80원까지 급등했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위안화 절하가 달러-원에 고스란히 반영된 탓이다.

이러한 원화 절하율은 같은 기간 중국 역외 위안화(CNH)와 역내 위안화(CNY)의 절하율 0.31%나 1.26%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지인 중국의 위안화보다 원화가 더욱 약세를 보인 셈이다.

이는 아시아 주요 통화의 약세 폭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 1.94% 절하되는데 그쳤다. 또 싱가포르 달러와 대만 달러도 각각 1.23%와 1.17% 절하되는데 머물렀다.

연초 들어 중국 위안화와 원화의 상관관계가 유독 커진 상황에서 원화의 유동성도 높아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로 전락한 탓이다.

연합인포맥스의 통화별 상관계수(화면번호 6418번)를 보면 달러-위안(CNY) 환율과 달러-원 환율의 상관계수는 1개월치가 0.83%, 3개월치가 0.87까지 치솟았다. 사실상 원화 환율이 위안화에 철저하게 연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앞으로 중국의 위안화 절하기대가 달러-원 환율에 반영되면서 원화 약세폭이 위안화 절하폭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원화가 위안화에 연동하는 가운데 앞으로 위안화 절하에 대한 기대감이 원화에 미리 반영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시장개입 등으로 위안화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제한되면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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