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기술주의 급락세 속에 2~3%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중국발 호재에도 미국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급증에 따른 매물로 소폭 상승한데 그쳤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센트(0.1%) 오른 30.48달러에 마쳐 8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하지만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55센트 내린 30.31달러에 마감돼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2004년 이후 처음으로 3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약세와 국채입찰 호조, 낮은 인플레이션 전망으로 상승했다. 특히 단기물보다 장기물 국채가격의 상승폭이 높아 2년과 10년만기 국채금리(가격과 반대방향) 차이는 2008년 1월9일 이후 가장 좁은 폭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중국 위안화 안정과 무역수지 호조에 따른 안전통화 선호현상 약화에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계자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유로화와 엔화 대비 소폭 떨어졌다.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취약한 해외 여건이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연준의 올해 4번 금리 인상 전망은 "합리적인 추정"이라면서도 "하방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험은 취약한 해외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직 "제한적인 지표"만이 물가가 2018년까지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이라는 연준의 전망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리길 원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에번스 총재는 "합리적인 기간 안에 물가가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기위해 아주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연준의 12개 관할지역 중 10개 지역에서 성장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전반적인 임금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됐고, 물가 상승 압력도 미미했다.

제조업활동은 거의 절반의 지역에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해외 여건 약화, 환율 움직임이 제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1월4일까지의 경기 활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4.81포인트(2.21%) 내린 16,151,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8.40포인트(2.50%) 떨어진 1,890.2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9.85포인트(3.41%) 낮은 4,526.06에 장을 마감했다.

S&P지수는 지난해 10월 2일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을 하회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전환해 꾸준히 하락폭을 확대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비둘기파적인 발언들을 내놓으며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한 데다 연준의 경기평가보고에서도 제조업 활동 등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특히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알파벳 앞글자를 모은 '팡(FANG)'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던 넷플릭스는 8% 이상 떨어졌고, 아마존과 알파벳(구글)이 각각 5%와 3% 이상, 페이드북도 4% 가까이 하락했다. 기술 대장주 애플도 2.5%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업종이 3%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24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4% 급락세를 나타낸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기준금리 인상이 천천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금융업종도 2% 넘게 떨어졌고,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도 2%가량 하락하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취약한 해외 여건이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리길 원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2.24% 상승한 25.2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8/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0bp 낮아진 연 2.070%로 작년 10월27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bp 빠진 2.84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2bp 하락한 0.911%를 보였다.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이날 1.159%포인트로 2008년 1월9일 이후 가장 좁은 폭을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10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둔 데 따른 물량압박과 중국 위안화의 안정적 움직임 등으로 개장 초 하락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세계 최대 맥주업체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 인베브) 등 일부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는 것도 국채가격 상승에 제동을 거는 재료로 작용했다. 고투자등급의 회사채 수익률이 국채보다 높아서 이를 매입하려는 투자자들이 회사채 발행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안호이저부시인베브는 이날 300억달러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들의 자금이 1천억달러 이상 몰려 결국 460억달러 어치를 발행했다. 이는 회사채 발행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그러나 국채입찰이 호조를 보인 데다 뉴욕증시가 약세를 나타내 국채가격이 반등했다.

이날 재무부는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연 2.090%로 작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77배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1.0%를 보였고,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3%였다.

임금 상승률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베이지북 결과가 나온 뒤 낮은 인플레 전망이 부각돼 국채가격이 오름폭을 확대했다.

BNP파리바는 금융시장의 급변동 이후 세계 성장률과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상존해 있다면서 위험자산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를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전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인용해 헤지펀드들이 위험자산을 더 축소하기 위해 지난 한달 동안 10년과 30년만기 국채에 대해 순매수포지션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들은 또 `이머징 마켓 통화 매도ㆍ달러화 매수'를 통해 이머징 마켓 통화 숏포지션을 취했으며, 안전통화인 엔화와 스위스프랑화에 대해서도 롱포지션을 가져갔다고 은행은 부연했다.

노무라의 스탠티 선 금리전략가는 위험자산 회피 모멘텀이 강화된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 아래로 하락했던 것은 작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6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7.70엔보다 0.03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82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0853달러보다 0.0029달러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434달러를 나타내 전날 종가인 1.4439달러보다 0.0005달러 떨어졌다.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8.975보다 낮아진 98.889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가 인민은행의 개입에 힘입어 4영업일 연속 안정세를 보인 데다 무역수지 호조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약화돼 유럽시장에서 엔화가 주요 통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 무역수지 결과가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를 다소나마 약화하며 안전통화 매수를 제한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에 따르면 이날 중국 은행간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전장 마감 가격과 같은 6.5750위안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 상하이증시가 2.40% 하락했으나 안전통화 매수를 견인하지 못했다. 이는 중국 경제와 상하이증시가 일정부분 상이한 움직임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개장 초 강세를 접고 반락함에 따라 엔화에 상승폭을 축소했고 유로화에도 소폭 반락했다.

베이지북이 나온 뒤 뉴욕증시가 낙폭을 더 늘린 데다 임금 상승률이 변화가 없는 데 따른 낮은 인플레 전망으로 달러화가 엔화에 소폭의 반락세로 돌아섰고 유로화에 낙폭을 늘렸다. 낮은 인플레가 이어진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매우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환율 안정과 성장률 둔화 우려 약화는 전세계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중국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와 유가 추가 하락 분위기 상존 등은 전세계 금융시장의 급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센트(0.1%) 오른 30.48달러에 마쳐 8영업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반면 2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55센트 내린 30.31달러에 마감돼 종가 기준으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한때 2004년 이후 처음으로 3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유가는 개장 초 중국의 원유 수입이 급증했다는 소식과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감소했다는 미국석유협회(API)의 전날 발표로 상승했다.

중국의 작년 12월 원유 수입 규모는 전월 대비 21%나 늘어난 782만배럴을 나타내 사상 최대를 보였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의 2015년 원유 수입 평균은 670만배럴을 기록해 2014년 대비 63만7천배럴(10.4%)이나 늘어났다.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가 전세계 공급 과잉을 일정부분 해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올해 중국의 원유 수입은 작년과 같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씨티그룹은 중국이 연료유와 관련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면서 유가가 40달러를 하회할 경우 중국 정부는 연료유의 소비자 가격을 낮추지 않을 것이며 이는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PI는 전날 장 마감 뒤 지난 1월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39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 역시 30만2천배럴 줄어들었다고 부연했다.

이후 유가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원유재고가 소폭 증가했고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급증했다고 발표해 반락하기도 했다.

EIA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23만4천배럴 늘어난 4억8천256만배럴로 집계돼 80년 여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10만배럴 증가였다.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 역시 9만7천배럴 늘어난 6천400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844만배럴 급증했고 정제유 재고 역시 614만배럴이나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를 각각 190만배럴과 13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2.5%에서 91.2%로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1.5%로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급락에도 비상회의 소집 등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데다 미국의 에너지 소비 감소에 따른 휘발유 등의 재고가 급증했다면서 이는 전세계 공급 과잉이 조만간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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