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5일(미국시간) 뉴욕유가는 이란의 경제 제재 해제에 따른 공급 증가 전망과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로 배럴당 30달러 아래에서 마감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급락 등에 따른 미국 경제성장 우려 부각과 기술업종 급락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가격은 중국발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와 유가 하락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상승했다.

미 달러화는 중국발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통화 매입세와 미 경제지표 실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노동시장 개선과 낮은 휘발유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지출 축소 영향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줄어든 4천481억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월 뉴욕지역의 제조업 활동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전월 수정치 마이너스(-) 6.2보다 급락한 -19.4를 나타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5를 대폭 밑돈 것이며 경기 침체가 마무리돼가던 시기인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도 에너지 가격 급락으로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생산자물가는 0.1%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낮은 유가와 온화한 날씨 영향으로 광산과 유틸리티부문 생산이 둔화함에 따라 예상치를 상회하는 하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2월 산업생산이 전월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기업들의 재고는 2011년 이후 최대 감소율을 나타내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모습일 가능성을 높였다.

미 상무부는 11월 기업재고가 0.2% 하락해 2011년 9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 감소를 상회한 것이다.

다만, 1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의 92.6보다 상승한 93.3을 기록해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경제 전망이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또 최근의 경제 지표들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 경제도 미국에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중국 증시 급락이 미국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연준이 (해외발) 변동성이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지 지켜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중국과 관련해서 산업 성장 주도에서 소비 주도 경제로 이행을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개입은 어설프고, 최근 위안화 약세는 이런 조정의 일부라고 주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폭은 중국이 앞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과잉산업생산능력을 정리할 것이기 때문에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플란 총재는 "세계는 높은 중국의 경제성장에 길들었다"며 "중국의 높은 성장이 우리가 대침체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도왔지만, 현재 순풍은 줄어들고 있고, 우리는 중국의 낮은 성장률에 적응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0.97포인트(2.39%) 하락한 15,988.0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1.55포인트(2.16%) 떨어진 1,880.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6.58포인트(2.74%) 낮은 4,488.4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1,855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급락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큰 폭의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경제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데다 유가가 5%대 급락한 점, 중국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난 것 등이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장중 변동성이 심화된 데 따라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2.82% 상승한 27.02를 기록했다. 장중 VIX는 작년 9월 1일 이후 최고치인 30.95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3.1%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소재업종이 2% 이상 떨어지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총이익률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 9% 하락했다.

씨티그룹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익이 법률비용 감소와 수익 증가 등으로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6.4%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 부진과 유가 하락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이날 시장 하락세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더글라스 코트 수석 전략가는 "시장 매도세는 과도한 것 같다"며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지지 말고 투자를 다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 성장 우려를 부각시키며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증시는 오는 18일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휴장할 예정이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트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8/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5bp 낮아진 연 2.035%로 작년 10월27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9.7bp 떨어졌다. 이번주와 지난주에 총 23.8bp 급락해 2주 기준으로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9.5bp나 낮아진 2.809%로 작년 8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3bp 빠진 0.846%를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이날 3.51% 급락한 데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이란발 원유공급 증가 전망과 중국발 성장률 둔화 우려로 일제히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내려앉아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세계 최대 자산 매니저의 최고경영자(CEO)인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현재 혼란스러운 모습이라고 밝혔다.

핑크 CEO는 중국 지도부가 제조업 중심의 경제를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려면 위안화 절하를 유인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는 강한 위안화가 수입가격 하락을 부추겨 중국인들의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핑크는 중국의 현재 상황은 공포심을 느낄 정도로 나쁘지도, 우리에게 희망을 줄 정도로 좋지도 않다고 부연했다.

이후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데다 뉴욕증시 역시 급락세를 나타내 국채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한때 1.993%까지 밀리며 3개월 만에 처음으로 2%가 무너졌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Fed가 점도표가 예측한 4차례는 커녕 월가가 예측한 2차례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게 했다.

이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 역시 국채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JP모건은 경제가 Fed의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6월에나 올 첫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Fed가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면서 이는 올 연말 에너지 가격 약 50% 상승과 무역가중달러 안정 전망, 해외 GDP 성장률 가속화 예상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더들리 총재의 발언은 Fed가 금리정책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기대를 높였다면서 이는 국채시장, 특히 단기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할 만한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Fed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이 더 비둘기파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면서 이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 아래로 떨어져 거래될 기회를 제공하게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6.9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8.06엔보다 1.10엔이나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16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0864달러보다 0.0052달러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252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4411달러보다 0.0159달러 급락했다.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9.067보다 낮아진 98.911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증시가 3.51%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한 데다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강화돼 달러화가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이후 달러화는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나타내 낙폭을 확대했다. 낮은 유가와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Fed의 금리인상 속도를 느리게 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달러화는 엔화에 한때 116.48엔까지 밀려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유로화는 달러화에 1.0984달러까지 올라 2주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부진한 경제지표와 낮은 유가로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Fed의 올해 첫번째 금리인상 시기를 오는 7월로 점쳤다.

TD증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12월 의사록을 살펴보면 ECB가 자산 매입정책을 인플레이션 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려 하지 않고 있다면서 따라서 거시 경제가 악화된다면 오는 3월 자산 매입 증액보다는 추가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하에도 거시 경제 악화가 지속되면 그때 가서 자산 매입 규모를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증권은 부연했다.

인테사상파울루의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은 현재 ECB의 3월 추가 예금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정도 반영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다소 빠른 관측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도 ECB의 통화정책이 한계 수준에 도달한 데다 ECB의 일부 고위관계자들이 추가 부양책을 강력히 저지하고 있어 3월은 너무 이르다고 예측했다.

많은 유럽 경제학자들은 중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2016년 유로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빠르면 다음주에 나올 마르키트의 1월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독일의 경제지표가 이를 증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작년 11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함에 따라 201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화에 하락했다. 영국의 3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였다.

유가 급락에 따른 우려로 원자재관련 통화인 캐나다달러화와 호주달러화가 달러화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다음주 캐나다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6859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0.6984달러보다 0.0125달러 급락했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달러당 1.4529캐나다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4362캐나다달러보다 0.0167달러 급등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위험거래 증가로 엔화의 안전통화 위치가 더 강화됐다면서 시장은 다음주에 나올 중국의 10-12월 국내총생산(GDP) 결과와 12월 산업생산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8달러(5.7%)나 낮아진 29.42달러에 마쳐 200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주 유가는 11.3%나 가파르게 떨어졌다.

런던 ICE선물유럽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1.94달러(6.3%) 급락한 28.94달러에 끝나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이란의 원유수출이 재개된다면 전 세계 공급 과잉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로 3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국 상하이지수가 3.51% 급락하는 등 중국발 성장률 둔화 우려 역시 수요 감소 전망을 부각했다. 상하이지수는 최고치 대비 20%나 급락했다.

중국은 세계 원유의 12%가량을 소비해 미국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의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은 전세계 성장률 둔화 공포를 심화하며 원유가격 하락을 견인했다.

작년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올해 들어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하루 원유 수요는 30만배럴 증가에 그쳐 작년의 51만배럴 증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베이커휴즈는 1월15일로 끝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1개 줄어든 515개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또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14개 감소한 650개를 기록했다고 부연했다.

베이커휴즈의 채굴장비수 공개는 유가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원유 공급이 수요를 압도할 것임을 확인한 이후 원유선물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란의 경제 제재가 이르면 이번 주말에 해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날 원유시장의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의 제제 해제 이후 하루 50만배럴 정도의 원유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산유량이 하루아침에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공급 우위 장세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의 원유생산량이 하루 50만배럴 늘어나려면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현재 유가 하락은 이란의 제재 해제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 고조에 따른 석유수출구기구(OPEC)의 감산 합의 약화 예상 때문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사우디의 시장점유율 고수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며 이는 OPEC발 유가 상승 기대를 어렵게 한다고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이란의 수출 재개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계속 유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발로 시작된 전세계 경제 약화 우려가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면서 그동안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이머징 마켓발 경기 침체에 따른 에너지 수요 급감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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