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한때 27달러 붕괴…다우지수 1.5% 하락

엔화 안전통화 매입세로 강세…달러-엔 한때 115엔대로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가 7% 가까이 추락한 여파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한때 550포인트(3.4%) 급락해 작년 8월24일 588포인트 급락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014년 후반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장 막판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지수들은 낙폭을 줄이며 장을 마감했다.

뉴욕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 지속으로 배럴당 27달러가 무너지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WTI 가격은 전날보다 6.7% 낮아진 26.55달러에 마쳐 200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날 장 마감 뒤 최근월물이 되는 3월물 가격은 4.1% 내린 28.3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전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유가 급락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 주요국 증시 급락 등으로 상승했다. 특히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한때 1.95%까지 밀려 9개월 만에 최저치(가격기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안전통화 매입세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15.96엔까지 떨어져 2015년 1월 이후 최저치(엔화 가치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가 건강하다는 인식을 주기에 부족했다.

미 노동부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달러 강세와 에너지 비용 급락으로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제로(0)%였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해 작년 8월 이후 최저 상승률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2%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2.5% 줄어든 연율 115만채(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22만5천채를 하회한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9.28포인트(1.56%) 내린 15,766.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00포인트(1.17%) 낮은 1,859.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6포인트(0.12%) 밀린 4,471.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오후 들어 나스닥의 반등으로 낙폭을 줄여서 마쳤다.

다우지수는 한때 550포인트(3.4%) 급락해 작년 8월24일의 588포인트 급락 이후 최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S&P 500 지수 역시 2014년 후반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시장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하락에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수위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실망에 세계 증시가 급락한 점, 개장초 애플 등 대형 기술주의 하락에 휩쓸려 떨어졌다.

유가는 이란발 원유 수출 본격화 전망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로 200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27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25달러 근처로 접근했다.

전세계 증시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보다 강도가 약한 중단기 유동성 공급에 그칠 것이라는 실망감에 2013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또 1월 들어 9.9%나 떨어져 2009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

팡 싱하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경제 자문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가장 큰 위험은 예상된 경기 둔화가 아니라 비현실적인 속도로 경제를 부양하는 것"이라며 "이는 갑작스러운 내부 붕괴를 낳고, 파멸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팡 자문관은 부양책 대신에 "중국은 투자에서 소비 주도로 경제 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은 강력한 지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장마감 한 시간을 남기고 나스닥이 장중 한때 반등에 성공하며 다른 지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등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다.

애플과 MS는 장중 낙폭이 전장대비 각각 3.4%와 2.9%에 달했다가 장마감께 반등해 0.17%와 0.45%의 오름세로 마쳤다. 아마존도 일중 저점이 4.8%에 형성됐다가 낙폭을 0.23%로 줄여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0.2%)만 유일하게 오르고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에너지업종이 전일 2.2%에 이어 이날 2.9%나 내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틸리티(-2.3%), 금융(-2.1%), 통신(-1.6%), 필수소비재(-1.5%), 산업(-1.4%) 순으로 많이 밀렸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실망으로 1.96%가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주택저당증권(MBS) 부실 판매에 따른 50억달러 상당의 벌금 납부로 4분기 주당 순이익이 전년의 4.38달러에서 1.27달러로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IBM은 전일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4.9%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불안을 완화하는 조치를 내놓기 바라고 있지만 당장 인민은행부터 실망을 줬다며 다음날(21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기대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오는 2월10일 미 의회에서 경제와 통화정책에 관해서 증언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일중 한때 지난해 9월1일 이후 가장 높은 32까지 상승했다가 전장과 비슷한 27 수준에서 마쳤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6bp 낮아진 연 1.982%로 작년 10월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bp 떨어진 2.769%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1bp 내린 0.825%로 작년 11월4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전세계 성장률 둔화 등 불확실성 증폭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한때 570포인트가량 급락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1.95%까지 밀려 9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이기도 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논쟁 속에 전 세계적 불확실성이 증폭된 데다 유가의 12년 만에 최저치 행진 지속,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 등이 국채 매수세를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현재의 불확실성을 안정시킬 만한 정치적 해법은 없다고 본다"면서 "현재의 변동성이 안정되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50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줄였고 나스닥 지수는 막판 반등을 시도해 국채가격이 오름폭을 급격히 축소했다.

일부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려는 시장의 압박이 심화된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제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지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증시가 지난 수 주 동안 불안정한 움직임을 나타낸 이후 국채 상승 모멘텀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국채시장의 거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다면서 많은 자산 매니저들이 증시에서 국채로 자금을 대거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포(fear) 심리가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 내내 공포라는 단어가 장세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6.85엔을 기록해 전날 종가인 117.56엔보다 0.71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91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0909달러보다 0.0018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27엔을 보여 전날 종가인 128.27엔보다 1.00엔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171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4177달러보다 0.0006달러 하락했다.

엔화가 캐리트레이트 청산 거래 급증으로 주요 통화 중 유일한 강세 통화로 자리 잡았다. 이날은 낮은 금리에 자금을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 청산 거래가 장세를 주도했다.

오후 들어 3% 이상 급락했던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낙폭을 급격히 축소해 엔화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엔화가 달러화에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인 115.96엔까지 상승한 가운데 원자재 통화인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달러화, 브라질 헤알화 등이 일제히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 수년간 최고의 캐리트레이드 통화였던 엔화가 안전통화로 전환됨에 따라 시장은 일본은행(BOJ)이 엔고 현상에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음주 BOJ는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많은 거래자는 BOJ가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올해는 일본을 재평가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엔화의 추가 약세를 부추기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엔화는 달러화에 3% 이상 가치가 상승했다. 닛케이 225 주가지수는 3.7% 하락하며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닛케이지수는 작년 6월의 정점 대비 21% 낮아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201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이달 들어 엔화 롱포지션이 구축됐다.

2013년 초 이후 BOJ가 두 차례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한 이후 엔화가 30% 이상 급락해 도요타 등 수출 기업들의 순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12월18일 BOJ가 추가 양적완화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이후 3.9%나 가파르게 반등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고갈 등으로 환율전쟁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은 전날 보고서에서 BOJ의 추가 양적완화가 나온다 해도 엔화 강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올 연말 달러화가 110엔까지 하락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많은 매니저는 점진적 엔화 강세가 일본에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지난 수년간 급락했기 때문에 엔화는 여전히 싼 편이라고 주장했다. 달러화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지난 4년 동안 엔화에 56.44%나 급등했다.

일본 외환당국은 작년에 달러화가 125엔 위로 상승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음을 확실히 했다면서 BOJ가 새로운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달러화는 120-125엔 범위가 정점이 될 것 같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SLJ매크로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매니징 파트너는 엔 약세가 일본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TD증권은 올해 `엔화 매입·여타 통화 매도` 거래를 권고한다면서 달러화가 올 중반 전에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인 110엔까지 밀리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 유로화는 달러화에 좁은 폭에서 등락했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두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올해 3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한다면 유로화는 달러화에 1.02달러까지 일시적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소시에테제네랄(SG)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면 유로화가 1.1-1.15달러 범위로 진입하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유로화가 위험거래 회피 심리 강화에 따른 유로존에서의 자본유출 감소로 달러화에 단기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운화는 약한 영국 경제지표와 영란은행(BOE)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 약화로 한때 1.4124달러까지 밀려 7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91달러(6.7%)나 낮아진 26.55달러에 마쳐 200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날 장 마감 뒤 최근월물이 되는 3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1.22달러(4.1%) 내린 28.35달러에 끝났다.

유가는 이란발 원유 수출 본격화 전망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와 중국 성장률 둔화에 따른 이머징 마켓 위험 증가 등으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27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인 25달러 근처로 접근하는 약세를 보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공급 과잉 우려에 따른 약세 심리 속에 전세계 위험자산 매도세 강화가 원유선물 포지션 축소를 더 부추겼다"면서 "금융시장에 드리운 공포 심리가 펀더멘털보다 더 큰 폭의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은 비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신호를 포착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40달러로 예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을 단행한다고 밝혔고 캐나다 원유생산업체들은 생산할 때마다 손실을 보는 실정이라며 유가 하락 전망이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업체들 역시 현재의 유가 수준에서의 생산은 현금을 태워버리는 것과 같은 상황에 부닥쳐 있다.

이들은 미국의 상업용 원유재고 역시 수백만 배럴 증가했을 것이라면서 다음날 오전에 발표되는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가 나오면 유가가 추가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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