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1세대 '황성택(트러스톤자산운용 사장) 키즈'가 다시 본가로 돌아왔다. 주춤한 롱숏펀드를 재건하기 위해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당시 싱가포르 법인장이었던 이무광 매니저를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였다. 그는 절대수익(AR)본부에서 주식 롱숏형 헤지펀드 운용을 맡았다.

이무광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 AR본부 팀장은 2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란한 투자 기법을 사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트러스톤은 주식을 고르는 능력을 한결같이 자랑했고, 어떤 상품이 되든 이걸 근간에 두고 운용해왔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달 초 이무광 전 싱가포르 법인장을 국내 헤지펀드 매니저로 임명했다. 지난해 7월까지 누적 20%대의 수익을 기록했던 펀드 수익률은 3분기부터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회사는 조직 재개편으로 심기일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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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사부터 트러스톤자산운용과 함께했다. 트러스톤이 운용사로 전환하기 전 2007년, 그는 전신인 IMM투자자문의 문을 두드렸다. 황성택 대표가 처음 뽑은 신입 사원이 이무광 매니저다.

입사 후 2009년까지 리서치 업무를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황금기다. 그는 2년 만에 매니저로 전환, 기관의 일임자금을 운용하게 됐다.

또다시 2년, 그는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아시아와 한국물 롱숏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다. 당시 나이는 만 30세였다.

최연소 법인장으로 우쭐할 법도 했지만 당시 시절이 마냥 즐거웠던 것은 아니라고 그는 회상했다.

이 매니저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헤지펀드는 선택항 중 하나일 뿐이다"며 "수익률로 실력은 입증했지만 이에 비해 운용자산(AUM)이 늘어나는 속도는 더뎠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에서 보낸 5년간 어느 정도 세팅은 마쳤다는 평가다. 그리고 그 기간 한국 기업을 한국인 매니저의 시각이 아니라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이무광 매니저는 "싱가포르에 있는 동안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고 시스템도 전체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아시아 롱숏펀드를 다뤄봤기 때문에 한국에만 있던 매니저보다는 동종 기업 비교를 더 객관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에는 지난 12월 말에 귀국했다. 싱가포르에서 익힌 운용 전략을 이번에 론칭한 헤지펀드에도 적용할 생각이다. 펀드는 순수하게 주식 롱숏으로만 운용된다.

그는 "연 수익률 10%, 변동성 8%를 제시하고 있으나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샤프지수 1.2%를 유지, 넷 포지션은 마이너스(-) 30%에서 플러스(+) 30%까지 가져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넷 포지션을 ±30%로 유지하다는 것은 매도 포지션과 매수 포지션의 비중을 30% 안팎으로 유지, 어느 정도 시장에 중립적으로 운용한다는 의미다. 샤프 지수는 펀드 수익률에서 무위험수익률을 뺀 값을 표준편차로 나눈 수치로 샤프지수가 높다는 것은 수익률이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법이 바뀌면서 시장에는 헤지펀드 운용사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하지만, 이 매니저는 최근 대세로 떠오른 '멀티스트래티지(Multi-strategy)'를 지양,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전략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멀티스트래티지(Multi-strategy)를 쓴다고 하는 건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전략별로 잘하는 매니저가 있듯 트러스톤은 펀더멘털 롱숏에 강한 하우스이고 앞으로 어떤 상품이 나와도 종목 선별에 집중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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