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동결…"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 모니터링"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다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이 급락해 1~2%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날 연준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최근 주식시장 약세와 유가 하락, 세계 성장 관련 불확실성에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자리가 창출되고 물가 상승률 또한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연준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노동시장과 물가상승률,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3월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하는 성명서 문구를 바랐던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미국 국채가격은 연준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에 주목하며 소폭 하락했고,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정부의 주간 원유재고가 미국석유협회(API)보다 적은 증가세를 보인 데다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논의 가능성 보도가 나와 상승했다.

1월 성명서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내주 초 열리는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연설에 쏠릴 예정이다.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다음주 초인 2월1일(월요일) 오후 1시(동부시각) '해외 경제'라는 주제로 연설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성명서가 최근의 시장 혼란이 통화정책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를 푸는데 많은 정보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피셔 부의장의 연설이 성명서 내용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명서 발표 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29%, 4월 37%, 6월 49%로 반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2.77포인트(1.38%) 하락한 15,944.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8포인트(1.09%) 떨어진 1,882.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9.50포인트(2.18%) 내린 4,468.1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해 장중 상승 전환한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다.

연준이 성명서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흐름을 자세히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됐다. 시가총액 대장주인 애플과 보잉의 급락세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U.S. 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콥 투자 헤드는 투자자들은 연준이 금융시장 상황과 경제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는 FOMC 성명서는 올해 1번 정도만 기대하는 시장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전일 실적 발표에서 주력 상품인 아이폰 판매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 주가가 6% 이상 급락했다.

보잉은 매출과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 따라 8% 넘게 떨어졌다.

반면, 생명공학업체 바이오젠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순익과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웃돈 데 따라 5% 이상 급등했다.

바이오젠의 특별 항목을 제외한 회사의 주당 순익은 4.50달러였다. 이는 팩트셋 조사치 4.06달러를 웃돈 것이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도 1% 이상 내렸다.

우호적인 경제 지표 발표와 유가 상승도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증시 약세와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내 주택시장이 강한 모습을 보일 것임을 확인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신규 주택판매가 10.8% 늘어난 연율 54만4천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0만6천채를 상회한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3.47% 상승한 23.2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7bp 오른 연 2.003%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1bp 높아진 2.792%를 보였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 낮아진 0.841%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데다 5년만기 국채입찰에 따른 물량압박이 이어져 증시와 유가 약세에도 하락압력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10.8% 급증하며 예상치를 웃도는 호조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 동부해안을 강타한 폭설에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으로 주택지표가 국채가격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미 재무부는 35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와 별개로 FOMC 성명 발표를 앞둠에 따라 국채가격이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낙찰금리는 연 1.496%로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예상치 1.486%를 웃돌았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44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3.5%로 최근 평균인 58%를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8.6%로 최근 평균인 7%를 소폭 상회했다.

FOMC 성명 발표를 앞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인상에 대한 Fed와 시장의 시각차를 성명이 해소해줄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시장은 낮은 유가에 따른 저물가를 이유로 Fed가 올 후반께 한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한 반면 Fed는 작년 12월 점도표와 최근 고위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금리정상화를 위해 4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FOMC 성명 발표 직후 Fed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돼 국채가격이 낙폭을 급격히 축소했다.

그러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각됨에 따라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했고 국채 매수세 역시 주춤해졌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49%, 7월 가능성을 53% 각각 반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관망세를 취하는 게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에 긍정적 해법이라면서 3월 금리인상을 열어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8.6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8.44엔보다 0.19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90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0859달러보다 0.0031달러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파운드화에 파운드당 1.4245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4357달러보다 0.0112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20엔을 나타내 전날 종가인 128.61엔보다 0.59엔 올랐다.

달러화는 개장 초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이번 성명이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는 전망으로 유로화에 약세를 보였다. 엔화에는 일본은행(BOJ)의 금융통화정책결정회를 앞두고 엔화 매수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상존해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신규 주택판매는 10.8% 급증하며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그러나 FOMC 성명을 앞둔데 따른 관망 분위기와 뉴욕증시 약세에 따른 위험회피 거래로 달러화가 긍정적인 지표에 거의 등락하지 않았다.

이후 뉴욕유가가 현물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감소한데 힘입어 배럴당 32달러대로 진입함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오후 들어 FOMC 성명이 경제에 대한 우려에도 점진적 금리인상을 강조한 데다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자 Fed가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는 분위기가 부각돼 달러화가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데 따른 실망감으로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해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급격히 축소했고 유로화에는 낙폭을 늘렸다.

SEB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하강 위험을 이유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3월 회의에서 예금금리 추가 인하와 자산 매입 확대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은 ECB가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10bp 인하할 것으로, 자산 매입 규모를 매월 750억달러 어치로 종전보다 150억유로 늘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은행은 ECB의 추가 부양책으로 Fed가 올봄에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가 상승에도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해 호주와 캐나다 달러화 등 상품통화들이 장중 강세를 접고 혼조적 모습을 보였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달러당 0.7027달러를 나타내 전날 종가인 0.7016달러보다 0.0011달러 높아졌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달러당 1.4102캐나다달러를 기록해 전날 종가인 1.4075캐나다달러보다 0.0027캐나다달러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85센트(2.7%) 오른 32.30달러에 마쳤다.

이에 따라 유가는 지난주 기록한 수년래 최저치보다 21% 이상 높아졌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급증 소식에 따른 전세계 공급 우위 지속 전망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전날 장 마감 뒤 API는 지난 1월22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1천140만배럴 급등했다고 밝혔다.

미국발 악재 속에 중국의 원유 수요 약화 소식 역시 원유선물 매도세를 부추겼다.

원유 분석업체인 에너지애스펙츠에 따르면 전세계 원유 수요의 12% 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지난해 12월 원유 수요는 일년전 같은기간 대비 하루 19만배럴 감소해 2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로 원유 수요가 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유가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지난주 원유재고 발표가 나온 뒤 반등했다. EIA의 원유재고 증가 규모가 API의 증가 규모보다 적은 데다 현물 인도지점의 원유재고가 감소한 때문이다.

글로벌리스크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들은 미 셰일오일 업체들이 저유가에도 탄력 있는 모습이며 거의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IA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838만배럴이나 가파르게 증가한 4억9천490만배럴로 집계돼 1930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33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77만1천배럴 줄어든 6천340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350만배럴 증가한 반면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는 406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1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정제유는 19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0.6%에서 87.4%로 낮아졌다. 애널리스트들은 89.9%로 전망했다.

미국발 일부 긍정적 소식도 나왔다.

오클라호마에 본사를 둔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업체 콘티넬탈리소시스는 올해 투자 예산을 66% 줄일 것이라면서 노스다코타의 유전에 대한 위원회 결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와 OPEC가 산유량 감축을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러시아 국영 송유관기업인 트랜스네프트(Transneft)를 인용해 이날 보도함에 따라 유가가 32달러대로 진입하는 등 상승폭을 늘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인 가운데 OPEC가 시장점유율 고수를 위한 기존의 산유량을 고수한다면 유가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수급 균형이 예측돼 현 유가가 너무 낮다는 일부의 평가에도 공급 축소 징후 희박과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약화 등이 유가 반등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