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로존 우려 지속 등 여전히 강세 재료가 우세한 속에서도 금리 등락폭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은 금리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날 밤에 예정된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문제가 논의될 것이란 기대가 금리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살아나는 것은 채권시장 약세 요인이다. 지난 2~3월 경기지표가 부진하면서 기대치가 낮아졌으나 최근 주요 지표가 잇따라 양호한 수준으로 발표돼 올여름 미 경기회복 기대감을 다시 높이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가 상존하지만,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지급준비율을 50bp 낮춘 데 이어 대출금리 인하라는 강력 부양책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수급은 매수 우위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린다.

외국인은 국채선물 매수세를 재개했고, 현물시장에서는 단기물인 통안채 매매에만 집중하고 있다. 국고채 거래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증권사 등 국내 기관은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저가매수 의지는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로존발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이란 판단 하에 금리가 오르면 사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스와프시장과의 연결 고리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전날은 본드-스와프 포지션(채권 매수 + 금리스와프 페이)에 대한 신규 진입이 많아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본드-스와프 스프레드 역전폭이 다시 벌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나면 채권(또는 국채선물)을 팔고 금리스와프(IRS)를 리시브하는 포지션 청산이 재개될 수 있다.

'얇은 장'인 스와프시장은 작은 규모의 거래에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시점이다. 장중 스와프 금리와 본드-스와프 스프레드 움직임을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 우려 다시 고조 vs 美 주택지표 양호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장 막판 혼조세를 나타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前) 그리스 총리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대비책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유럽발 우려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67포인트(0.01%) 하락한 12,502.81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미국의 월간 주택판매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장 중반 이후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던 증시는 그러나 그리스 전 총리의 발언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 S&P 500지수만 소폭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전 총리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위험이 실재한다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대비책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다소 수그러졌으나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월간 주택판매는 증가세를 나타내 6년여 동안의 약세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대비 3.4% 늘어난 연율 462만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2.7%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미 주택지표가 호조를 나타냈고 유럽연합(EU) 비공식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데 따른 기대감이 부각돼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오후 늦게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전 총리가 다우존스와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실질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밝혀 국채가격 낙폭이 줄어들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3bp 상승한 연 1.781%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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