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달러, 주가, 국채 가격이 일본은행(BOJ)의 전격적 마이너스(-) 채택 영향으로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보였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과 미 성장률 예상치 부합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확대 호재에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시기 지연 전망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유가도 이란이 감산 협의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으나 미국의 채굴장비수 감소 지속에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마이너스 금리부 양적·질적완화(QQE)'라는 이름의 새 통화정책을 채택하며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는 당좌계정 일부에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물린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조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연율 0.7%(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3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2%와 3.9%였다.

2015년 성장률은 2.4%를 나타내 2014년과 같았다. 또 2010년 이후 연평균치 2.1%에 거의 부합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고용비용지수는 안정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1월 시카고 지역의 경제활동은 지난해 4분기의 위축세를 벗어나 확장세로 돌아섰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42.9에서 55.6으로 급등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다만,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증시 변동성 확대로 소폭 하락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의 92.6에서 92.0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2.8을 밑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6.66포인트(2.47%) 상승한 16,466.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6.88포인트(2.48%) 오른 1,940.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7.27포인트(2.38%) 높은 4,613.9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일본은행이 전격 마이너스 금리를 발표하며 기존 완화정책을 강화한 것이 지수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된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며 성장 모멘텀을 잃은 모습을 보였지만, 시카고 경제활동 등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3.6%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도 2% 넘게 상승하는 등 전 업종이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아이폰 판매 성장 둔화로 최근 하락했던 애플의 주가는 3.4% 급등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3%와 5% 넘게 올랐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3%와 2% 넘는 강세를 보이며 다우지수 상승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미국 인터넷 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사상 최고치임에도 시장 예측치를 하회해 7%대 급락세를 보였다.

BOJ는 이날 이틀에 걸친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마이너스 금리부 양적·질적완화(QQE)'라는 이름의 새 통화정책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정책은 BOJ가 기존 시행하던 자산매입 정책인 'QQE'에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는 일부 당좌계정에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물리는 게 골자다.

RJO퓨처스의 존 카루소 선임 시장 전략가는 BOJ의 정책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BOJ가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마이너스 금리는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0.35% 하락한 20.1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9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4/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6bp 낮아진 연 1.928%로 작년 4월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와 이달 들어 각각 12bp와 34bp 빠졌다. 월간 낙폭으로는 1년 여만에 최대였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8bp 떨어진 2.753%를 보였다. 이번주 들어 8.4bp 내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7bp 빠진 0.774%를 나타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10bp 하락했고, 이달 들어 27.8bp 급락해 월간 하락폭으로 2010년 1월 이후 최대를 경신했다.

일본은행의 공격적 부양책과 중국발 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에 따른 Fed의 금리인상 시기 지연 예상으로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에 이어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는 미 국채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끼게 된다.

미쓰비시UFJ증권의 존 허먼 금리전략가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은 일본 투자자들에게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산 뒤 미 국채를 사들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국채가격은 4분기 미 성장률 결과가 나온 뒤 오름폭을 축소하기도 했다. 성장률이 예상치에 부합한 때문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성장률이 다소 극단적으로 예측했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빗나갔다면서 4분기 성장률은 예상했던 것보다 끔찍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느린 성장세를 확인한 데다 1월 소비자태도지수가 예상치를 밑돌아 경제 활동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에 대한 우려를 부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와 BOJ가 실질적으로 공격적 환율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 역시 완만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고집하고 있다면서 이는 달러화 강세를 견인하며 수입물가 하락과 제조업 활동 부진을 부추겨 미국의 낮은 물가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펀더멘털에 근거한 거래범위인 1.75-2.50%를 벗어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방기금(CME) 금리선물시장은 Fed가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2%, 4월 16%, 6월 28%, 7월 30%, 9월 43%, 11월 46%, 12월 53%로 각각 반영했다.

다음 주에는 2월1일의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2월5일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가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Fed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경제의존적 통화정책을 재확인한 때문이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0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8.83엔보다 2.23엔 급등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33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0941달러보다 0.0108달러나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15엔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30.02엔보다 1.13엔이나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250달러를 나타내 전날 종가인 1.4355달러보다 0.0105달러나 낮아졌다.

이날은 BOJ가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위험거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이후 미국 성장률 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한 데다 뉴욕유가와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 달러화가 오름폭을 더 확대했다.

이날 GDP 결과와 BOJ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으로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어려울 가능성을 반영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은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46%, 12월은 53%를 각각 반영하는 데 그쳤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기 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2017년 2월에나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올 여름 어느 시점에 뉴욕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상승한 이후에나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라보은행의 제인 폴리 전략가는 "최근 수주 동안 엔화로 자금이 이동했고 엔화 포지션을 늘리는 장세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은 12월 내구재수주실적 큰 폭 감소를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달러화가 200일 이평선인 121.49엔을 돌파했으나 증시가 강세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작년 11월 최고치 123.70엔을 돌파하기 어려울 듯하다"고 내다봤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OJ의 추가 부양책과 미 성장률 둔화가 Fed의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전망돼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면서 주가가 상승하면 저금리통화인 유로화와 엔화는 약세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로화가 작년 12월초 ECB의 통화정책 이후 형성된 거래범위인 1.0711-1.1065달러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날의 유로화 움직임에 큰 의미를 둘 이유가 없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스미토모미쓰이트러스트뱅크의 아야코 세라 리서치부문 헤드는 BOJ의 부양책 이후에도 달러화의 대 엔화 움직임이 확실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다음주 내내 119.50-122.00엔 범위에서 주로 등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금융기관들이 BOJ에 예치한 당좌예금의 규모를 확실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BOJ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에 근거해 일방향적 포지션을 취하기 어렵다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BOJ 정책보다는 2월1일 나올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 PMI와 주말(5일) 공개될 1월 미 비농업부문 고용, 중국발 지표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0센트(1.2%) 오른 33.62달러에 마쳐 지난 1월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유가는 9% 이상 하락했다. 이번주에는 4.8%가량 올랐다.

1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다음달 감산의 논의할 수 있다는 기대로 유가가 강세를 지속했다.

감산 기대감 증폭으로 전날 OPEC 고위관계자가 다음달의 감산 논의 가능성관련 보도를 공식 부인했음에도 유가 상승을 제한하지 못했다.

제프리스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만이라도 현재 산유량보다 5% 감축한다면 원유시장 밸런스가 거의 유지될 수 있다"면서 "밸런스가 유지된다면 유가가 회복세를 지속하게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후 베이커휴즈의 주간 채굴장비수가 나온 뒤 유가가 하락압력에서 벗어나며 상승폭을 소폭 늘렸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1월29일로 끝난 일주일 동안 원유 채굴장비수가 12개 감소한 498개로 집계돼 500개를 하회하며 6주 연속 줄어들었다. 또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18개 줄어든 619개였다.

그러나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재료들이 부상하며 유가가 오름폭을 제한했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전날 오후 늦게 OPEC와 비OPEC 산유국들과 어떤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이란의 1월 산유량은 하루 15만배럴 늘어난 305만배럴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1월 OPEC 산유국들의 총 산유량은 지난해 12월 수정치 3천231만배럴보다 늘어난 3천260만배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아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투자 감소로 러시아의 산유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시장 밸런스를 위해 개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JBC에너지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보고서를 통해 현재 나오는 감산 논의관련 보도들은 유가 급락을 제한하기 위한 구두 개입성 시도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불확실성에도 시장은 산유량 감축에 기댄 거래에 나섰다면서 그러나 감축에 대한 아무런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유가는 이전보다 더 급격한 속도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에 반응하지 않았으며 이는 BOJ의 부양책이 원유시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그러나 더 많은 중앙은행이 BOJ와 같은 정책을 내놓는다면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