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국제유가의 하락 반전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 기대 등으로 상승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지난밤 미국과 중국 등의 경제지표 악화와 산유국 감산에 대한 의구심으로 6%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 주가도 하락하는 등 달러화가 1,200원대 초반에서 상승 압력이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달러화의 장중 상승폭은 크지 못할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일 1천800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매각 물량을 반영한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틀 연속 큰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팽배했던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유출도 진정되며 달러화의 상승 기대가 주춤해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가 강화된 점도 롱플레이의 힘을 뺄 수 있다.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뉴욕 외교관계협의회 연설에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드러냈다.

피셔 부의장은 "시장 변동성이 금융시장 환경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킨다면 이는 미국 성장과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글로벌 달러도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화 1,210원대에서는 외환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지속하면서 고점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롱플레이를 조심스럽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와 중국 증시의 불안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하는 데 그쳐 예상치를 밑돌았다.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금리 도입으로 불이 붙은 금리 인하 기대를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이날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 인하 기대가 크지 않지만,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내보인다면 아시아 중앙은행의 완화기조에 대한 베팅이 강화될 수 있다.

장마감 이후에는 한국은행이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다. 지난달 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됐지만, 완화적 스탠스를 보인 위원이 나타나면 인하 기대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최근 달러화가 큰 변동성을 반복하고 있으나 1,200원 아래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와 중국 증시 불안 등으로 역외 중심의 달러 매수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뉴욕금융시장은 국제유가 급락으로 위험투자가 위축됐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12포인트(0.10%) 낮은 16,449.1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86포인트(0.04%) 내린 1,939.38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대비 3.8bp 올랐고, 2년 국채금리는 3.6bp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 급락한 배럴당 31.6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화는 소폭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203.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0.50원)보다 2.10원 상승한 셈이다.

역외 환율이 소폭 올랐지만 1,208원선에서 고점을 찍고 반락하는 흐름이었던 만큼 장중 달러화의 상승 압력도 크지는 못할 전망이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진다면 오히려 1,200원선 하향시도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경제6단체장 간담회를 열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통시장을 방문한다. 한은은 1월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한다. 해외에서는 RBA의 금리 결정이 시선을 끌 전망이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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