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금융 당국이 은행들의 어음 업무 관련 규정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져 증시에 또 다른 공황 심리를 조장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대규모 어음 사기 사건들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사태가 확산된다면 유동성 부족으로 증시에 보다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신(中信)은행은 최근 한 직원이 문서를 위조해 9억6천900만위안(1천754억원) 규모의 어음을 발행한 후 이를 수차례 현금화해 주식에 투자한 사실을 작년 말에 적발했다.

농업은행도 두 명의 직원이 작년 하반기 불법적으로 39억위안(7천61억원) 규모의 어음을 발행해 챙긴 현금으로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손해를 보자 차액을 메우지 못하는 바람에 지난달에서야 비위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SCMP는 이들 사례는 작년 말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은행들에 어음 관련 업무에 있어 내부 위험 통제를 강화하라고 권고한 이후에 드러난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은감회는 시스템 위험을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해당 사건들 자체보다는 앞으로 추가 사례가 드러나거나 해당 산업 영역에 잠재적인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최근 어음 금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두 사건의 경우) 체계적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은행들이 기업금융 인수 기준을 강화하거나 고위험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짙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골드만은 앞으로 수개월 사이 신용 위험 확대 및 단기어음과 A주 시장 변동성 탓에 더 많은 위험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신증권도 앞으로 더 많은 금융 사기 사례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게 되면 증시에 상당히 많은 부정한 자금이 투입됐다는 우려가 번져 대규모 투매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증권사는 또 작년 7월 이후 어음할인 규모가 줄어든 덕분에 '공황성 투매'는 제한되더라도 투자자 심리에 미치는 잠재적 충격은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신증권은 "기업들이 어음할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투자자들의 증시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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