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생애 첫 번째와 두 번째 주택 구입자에게 적은 돈으로도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부동산 부양책을 발표함에 따라 주택 실수요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은 2일 홈페이지에서 첫 번째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모기지 다운페이(down payment·선지급금) 비율을 주택가격 25%에서 20%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다운페이란 집을 살 때 부담하는 자기 돈을 의미한다.

두 번째 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다운페이 비중을 기존 40%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이 정책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총 5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도시에 적용된다.

국내 전문가들은 3일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책 카드를 꺼낸 것은 부동산 거래량 증가율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2선 이하 도시의 부동산 매물이 심각한 수준으로 쌓여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선 도시는 인구 500∼1천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말한다.

박인금 동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부동산 거래량 증가율이 둔화세로 돌아서면서 2선 이하 도시의 재고가 많아졌다"며 "정부의 부양책은 올해 주요 과제인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작년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1%에 불과하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토지구매 면적과 토지구매 가격은 전년에 비해 각각 31.7%, 23.9% 감소하면서 부동산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는 것이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기업의 재고부담을 정책을 통해 민간으로 이전시키고자 하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부동산 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외화채권,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기업 부채 중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동산 분야에서 선제로 부양책을 내놓음으로써 전반적인 중국 경기 리스크를 줄여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완화 정책으로 주택 실제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작년 부동산 시장에선 도시별 구매제한 정책 완화로 90∼170㎡ 규모의 주택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번 완화 정책도 주택 실수요 개선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부양책은 부동산 기업의 재고부담을 완화해 줄 것"이라며 "주요 도시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며 그 효과가 기존 1선도시에서 2, 3선 도시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거래 성수기는 상반기 3월과 4월, 하반기 9월과 10월"이라며 "이번 완화정책으로 상반기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다만 전체 부동산 경기 개선이 일어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하려면 정책완화→판매량 증가→재고 감소→토지구매면적 증가→투자 개선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2선 이하 도시의 재고 감소를 통해 투자 개선까지 이어져야 부동산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부동산 거래에서 세금 인하, 농민공 주택 구매 보조금 정책, 부동산 대출금리 인하 등 부동산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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