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금융시장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 때문에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석된 영향으로 달러화가 급락했고, 유가는 달러 약세 여파로 8%나 폭등했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장세를 보였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주 강세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40달러(8.03%)나 가파르게 오른 32.28달러에 마쳤다.

미국 달러화는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 약화에 따른 매도세가 일어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17엔대로 밀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발표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국채가격은 미 서비스업 활동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에도 유가가 급등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 서비스업지수의 부진은 제조업 약세가 다른 경제 부문에까지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우려를 키웠다.

지난 1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201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5.8에서 53.5로 하락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5.2를 밑돈 것이다.

다만, 지난 1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대기업들의 고용 증가가 둔화됐음에도 예상치를 상회했다.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월 민간부문 고용이 20만5천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9만명을 웃돈 것이다.

한편 이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융 여건이 미국의 경제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금리인상이 어려운 과정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더들리 총재는 마켓 뉴스 인터내셔널과 인터뷰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금융 여건이 12월보다 심각하게 위축됐다는 점"이라며 "그래서 이런 금융 여건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 그대로라면 통화정책 결정에 이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3.12포인트(1.13%) 상승한 16,336.66에,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50포인트(0.50%) 오른 1,912.53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71포인트(0.28%) 떨어진 4,504.2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가던 다우지수와 S&P 지수는 장 막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 지수는 장중 400포인트가 넘는 변동폭을 보였다.

유가 급등에 에너지주가 강세를 나타낸 것이 두 주요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세계 성장 우려로 기술주가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약세로 장중 큰 폭의 하락 흐름을 보이던 은행주는 장 마감이 다가오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4%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소재주도 3% 이상 올랐고, 산업주와 통신주, 유틸리티주도 각각 1% 이상 상승했다.

반면, 금융업종과 기술업종은 각각 0.05%와 0.37% 내렸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급락세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급증 재료를 압도함에 따라 급등했다.

찰스슈와브의 랜디 프레데릭 매니징 디렉터는 "오늘 유가 상승은 최근 급격한 하락 흐름을 보인 데 따른 기술적인 반등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본다"며 "주식시장과 유가는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의 실적에도 주목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익과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GM는 1분기 주당 순익이 일년전 동기의 1.19달러보다 상승한 1.39달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로이터 조사치 1.21달러를 웃돈 것이다.

야후는 전일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힌 데 따라 5% 가까운 급락세를 나타냈다.

기업 실적 발표가 지속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80%의 S&P 500 기업들의 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50% 내린 21.6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6/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7bp 높아진 연 1.881%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오른 2.704%를 보였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낮아진 0.726%를 나타냈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채가격은 전날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민간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인 데다 유가가 상승해 개장 초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후 서비스업 활동이 201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는 소식에 국채가격이 급반등했다. 이에 따라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793%까지 밀려 일년 만에 최저치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서비스업 발표 전 미국 재무부가 국채입찰 규모를 축소할 것으로 밝히고,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지속 전망이 재부각된 데다 최근 금융시장의 혼란이 미국 성장률 전망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 인터뷰 내용이 알려져 국채 매수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급락함에 따라 뉴욕 유가가 8%나 급등해 국채가격이 오후 들어 반락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더들리 총재의 발언을 통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37% 반영하는 데 그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시장은 서비스업 활동 발표 뒤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함을 반영했다면서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국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7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9.98엔보다 2.28엔이나 가파르게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08달러를 나타내 전날 종가인 1.0913달러보다 0.0195달러나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599달러를 기록해 전날 종가인 1.4414달러보다 0.0185달러나 높아졌다.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상회한 데다 유가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미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 약화 전망이 달러화 매도세를 부추겼다.

미국의 서비스업 활동이 201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임에 따라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낙폭을 확대하며 급락세를 보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일(금) 나올 미 노동부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8만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서비스업지수 약화로 ICE 달러인덱스는 한때 전날 대비 2%나 급락한 96.9520을 보여 지난해 11월3일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고, 유로화는 1.1145달러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다고 발표하기 전의 거래 수준 아래로 내려앉는 급락세를 보이며 약 2주 만에 최저치(117.03엔)를 경신했다.

파운드화는 한때 1.4647달러까지 올라 약 3주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는 유로화가 1.0950달러 위로 상승함에 따라 비대칭적 상승 위험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오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10% 반영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오는 12월 한차례 금리인상으로 올해 통화긴축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 급등(8%)으로 호주와 캐나다 달러화가 달러화에 큰 폭으로 올랐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달러당 0.7178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0.7049달러보다 0.0129달러나 높아졌다.

달러화는 캐나다 달러화에 달러당 1.3770캐나다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4029캐나다달러보다 0.0259캐나다달러 급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성장률 둔화와 BOJ의 마이너스 금리채택에 따른 '스테그넌트' 인플레이션 우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오는 3월 통화정책 재검토 발언 등이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재검토하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세계 위험회피는 다음 희생양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고, ECB는 더 비둘기파적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시장의 다음 목표는 Fed가 된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40달러(8.03%)나 가파르게 오른 32.28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인 데다 이란이 오는 3월부터 원유 수출을 늘릴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하락압력을 받았으나 달러 약세 여파로 급반등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전날 정규장 마감 뒤 지난 1월29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380만배럴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란은 원유 수출 규모가 하루 150만배럴까지 늘어나기 전에는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주 유가 반등을 견인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감산 협상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위기로 공급 과잉 우려가 상존한 것 역시 유가에 부정적이었다.

지난해 캐나다와 브라질, 러시아 등이 모두 산유량을 늘렸으며 특히 러시아의 산유량은 1980년대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OPEC 감축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구두 개입성 발언을 지속함에 따라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OPEC와 비OPEC 산유국 간에 회동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우리는)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기준으로 총 원유재고가 사상 처음으로 5억배럴을 넘어섰다고 밝혀 유가가 상승폭을 급격히 축소하며 30달러 아래로 다시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 중국 서비스업 활동이 긍정적이라는 재료가 재부각된 데다 달러화가 유로화(1.66%)와 엔화(2.02%) 등에 급락세를 보여 유가가 급반등했다.

EIA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780만배럴 늘어난 5억270만배럴을 기록해 4주 연속 증가했으며 1982년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350만배럴 증가를 대폭 상회한 것이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75만배럴 늘어난 6천420만배럴을 보였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590만배럴 늘어난 반면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는 8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재고가 15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가 10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86.6%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86.8%로 예상했다.

특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 증가가 원유 저장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공포심리가 재부각된 것 역시 추가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가의 변동성이 심화되는 데다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어 숏포지션을 정리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에도 시장은 점차 유가가 바닥을 다졌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듯하다면서도 유가가 상승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여전히 약세론자들이 득세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세론자들의 활동 공간은 상대적으로 여전히 좁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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