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발언 등으로 글로벌 달러가 약세을 보인데 영향을 받아 1,200원대 초반으로 폭락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17.20원 폭락한 1,202.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더들리 총재는 지난밤 인터뷰에서 3월 금리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고 미국 서비스업 지표도 부진하면서 달러가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117엔대까지 미끄러졌고, 유로-달러는 1.1달러선을 회복했다.

달러 약세로 위험투자 심리도 되살아났다. 코스피는 1.3% 이상 반등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1천500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32달러선 위로 급반등했다.

지난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200원선 부근까지 급락한 달러화는 장중 내내 하락시도를 이어갔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롱스탑과 네고 물량 등이 하방 압력을 가했다.

다만, 달러화 1,200원선 부근에서는 공기업 등의 결제 수요도 탄탄하게 유입되면서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달러화가 폭락하면서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도 추격 매도를 제한했다.

◇5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95원에서 1,210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급격하게 진행된 달러 약세 분위기가 조금 더 이어지면서 달러화가 1,200원선 하향 시도를 이어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중국발 불안 상존 등을 감안하면 지지선 하향 이탈 폭이 크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오는 7일 공개될 중국의 1월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경계심도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지만 결국 1,200원에서 1,210원선 사에 기존 레인지의 상하단을 조금 더 넓힌 정도로 본다"며 "달러화 1,200원선 아래서는 저점 인식 매수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 달러화 상승을 이끌었던 위험회피 요인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미국 고용지표가 나쁘면 달러 약세가 한 차례 더 진행될 수 있지만, 중화 경제권 통화들이 받을 강세 압력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롱스탑에 따라 달러화가 1,190원 중반까지는 시도할 것으로 봤지만, 결제 등 하단의 지지력이 탄탄하다는 점도 확인됐다"며 "추가로 하락 시도가 나올 수 있지만 낙폭이 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횡보하는 장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가 분위가 다소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공격적인 숏플레이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지만, 역외 환율 반등이 제한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다음날 이후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 연휴 기간 네고 공백으로 통상적을 달러화가 상승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이 급락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15.30원 급락한 1,204.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역외 롱스탑 등으로 추가 하락했지만, 저점 결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소폭 반등했다. 달러화가 1,205원선 부근 등으로 반등하자 반등 시점을 노린 역외 롱스탑 강화 등으로 재차 반락했다.

달러화는 장중 한때 1,200원선을 하회했지만, 공기업 결제 등도 꾸준히 유입되면서 소폭 반등해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99.80원에 저점을 1,205.8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202.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5억7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 급등한 1,916.26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천477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22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7.91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9.51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089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87원 하락한 1위안당 181.73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2.30원에 고점을, 181.47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70억8천400만위안을 나타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