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참여에 대한 검찰 조사로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하나캐피탈이 증자에 참여하던 당시 김 행장이 사장으로 재임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개입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행장도 하나캐피탈의 수장이었던만큼 책임 논란을 비켜갈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23일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하나금융 계열 하나캐피탈을 압수수색했다.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 퇴출설이 돌던 지난해 9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면서 평가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그림과, 감정가를 웃도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담보효력이 거의 없는 건물을 담보로 잡았다.

이에 검찰은 증자 참여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판단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투자 타당성 심사 여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검찰은 김승유 전 회장이 증자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캐피탈은 김종준 현 하나은행장이 2009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사장으로 재임했다. 미래저축은행에 대한 증자도 김 행장 재임 시절 이뤄졌다.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증자를 통해 5%를 넘었다며 증자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1금융권 계열사가 저축은행 증자에 참여한 것은 하나캐피탈이 처음이었던 데다, 적기시정조치(부실 금융회사 경영개선 명령) 유예 판정을 받은 저축은행에 투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의 개입 여부와 함께 김 행장의 연루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나캐피탈 사장이었던 김 행장이 증자 참여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행장은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김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김 전 회장에게 단 한 번도 '노(no)'라고 말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래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는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하나금융의 특성상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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