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미국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장기 국채가격은 낮은 실업률과 빨라진 임금 상승률로 1월 고용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뉴욕증시 약세로 소폭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는 유가와 증시 약세에도 지난 1월 임금 상승과 낮은 실업률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일정부분 지지할 수 있다는 예상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주들이 대규모 약세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 급감에도 달러화의 대 유로화 강세와 공급과잉 우려 지속으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1월 고용 지표는 신규 고용증가자수는 실망스러웠지만 5%를 밑돈 실업률과 예상보다 빠른 임금 상승률로 시장에 혼조적인 의미를 줬다.

이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은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쪽과 이 정도 고용지표로는 어렵다는 쪽으로 나눠서, 서로 자기 입장대로 해석했다.

미 노동부는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5만1천명(계절 조정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8만명 증가를 밑돈 것이다.

1월 실업률은 전월의 5.0%에서 4.9%로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5.0%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200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5%를 하회했다.

1월 시간당 평균 소득은 12센트 상승한 25.39달러를 나타냈다. 1월 임금은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75포인트(1.29%) 하락한 16,204.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5.43포인트(1.85%) 내린 1,880.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6.42포인트(3.25%) 낮은 4,363.1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나스닥100 지수는 5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망스런 기업 실적이 소비주와 기술기업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됐다.

1월 비농업부문 고용에서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이 연준의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된 것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업종과 기술업종이 각각 3% 넘는 하락세를 보이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이 2% 이상 떨어졌고,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금융업종도 각각 1% 넘게 떨어졌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알파벳 앞글자를 모은 '팡(FANG)' 주식도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애플도 2.67% 내림세를 나타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각각 5%와 6%대로 떨어졌고, 넷플릭스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각각 7%와 3%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인 링크트인(LinkedIn)은 실적 둔화 우려로 주가가 43%나 급락하며 지난 2012년 12월 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일 링크트인은 이번 분기 매출과 주당 이익(비일반회계기준) 전망치를 8억2천만달러와 55센트라고 밝혀, 시장 전망치 8억6천83만달러와 75센트에 한참 미달했다.

태블로 소프트웨어도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에 49%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내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 푸드 주가는 올해 이익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덕분에 9.9% 상승했다.

달러화는 미국의 임금 상승 등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는 진단에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예상치를 대폭 하회하는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은 긍정적이었다.

분더리히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고용 지표의 구체적인 주요 요소들이 긍정적이었다"며 임금 상승이 연준의 금리 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7.69% 상승한 23.5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5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5/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8bp 낮아진 연 1.846%로 작년 4월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주 10년물 수익률은 9bp가량 하락했다. 또 올해 들어 이번주까지 총 42.7bp나 낮아졌다. 2015년 종가는 2.273%였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떨어진 2.682%를 나타냈다. 이번주 30년물 수익률은 10bp 이상 내렸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2bp 상승한 0.726%를 보였다. 이번주 수익률은 5bp 낮아졌다.

고용 증가에 대한 실망에도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인 데다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지지할 수준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려 국채가격이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오후 들어 뉴욕유가가 하락했고 증시 역시 낙폭을 확대한 데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장기 국채가격이 소폭 반등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예상치를 웃돈 시간당 평균 임금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면서 임금 상승은 Fed가 가장 주목하는 세부 지표 중 하나이지만 3월 금리동결 전망에 변화를 줄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들은 Fed가 1-2차례 더 나올 고용지표 결과를 지켜보는 등 관망적 자세를 취할 것이라면서 다음주 10일 예정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의회 증언에서 힌트를 얻으려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임금 상승률은 Fed가 올해 점도표를 통해 예고한 4차례 금리인상을 지지할 만한 수준으로 보인다면서 임금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이라면 Fed가 매파적 정책을 유지하게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6.9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6.75엔보다 0.21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52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1206달러보다 0.0054달러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500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4585달러보다 0.0085달러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45엔을 나타내 전날 종가인 130.83엔보다 0.38엔 밀렸다.

달러화는 고용지표가 나온 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최근 수일 동안 거래자들은 Fed의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달러 포지션을 급격히 축소했다.

그러나 이날 고용지표가 침체를 전망할 정도로 암울한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으로 달러화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후 달러화는 고용지표가 해외 경기 둔화에 따른 미국 경제의 충격을 상쇄할 정도로 강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과 1월 고용이 Fed의 빠른 금리인상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분위기 속에 유가와 증시가 약세를 보여 오름폭을 축소했다.

뉴욕증시는 기술과 생명공학업종의 약세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고용지표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JP모건은 달러화가 지난 이틀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고객보고서를 통해 전망했다.

JP모건은 고용이 17만5천명을 하회할 경우 달러화가 지난 1월20일과 1월16일의 저점인 115.97엔과 115.85엔을 각각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업체 FX놀리지의 오드리 차일드-프리먼 설립자 겸 수석 전략가는 "고용지표가 Fed의 금리인상에 특별하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양적완화가 예상되지만 Fed의 수차례 금리인상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날의 달러화 강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ING는 파운드화가 오는 6월의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와 주변 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 2분기 달러화에 1.40달러 아래로 하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가 하락으로 상품 통화인 호주와 캐나다 달러화가 미 달러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달러당 0.7071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0.7199달러보다 0.0128달러나 낮아졌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달러당 1.3908캐나다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3745캐나다달러보다 0.0163캐나다달러나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고용 헤드라인 실망에도 낮은 실업률과 예상보다 높은 임금 상승률이 이번주 달러화의 급락에 따른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고용 증가 규모보다는 인플레와 실업률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면서 그러나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여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급격히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83센트(2.62%) 낮아진 30.89달러에 마쳤다. 이번주 유가는 8.1% 낮아졌다.

올해 들어 유가가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산유국들의 감산 협의 가능성과 달러화 급락으로 급등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다 전세계 성장률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 전망이 상존해 유가의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고용지표가 나온 뒤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고용 결과가 전반적으로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암울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2017년 중반 전까지 원유시장이 리밸런싱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낮은 유가가 2017년 2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베이커휴즈는 2월5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31개나 줄어든 467개로 집계됐다고 밝혀, 유가가 반등하기도 했다.

또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48개 하락한 571개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의 극심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 주간 원유재고 증가 지속은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기며 유가 하락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29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는 780만배럴 급증한 5억270만배럴을 나타냈고 휘발유 재고 역시 590만배럴 늘어난 2억5천440만배럴을 보여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이머징 마켓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경기 둔화를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과 석유수출국(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의 감산 협의 가능성 약화 예상도 유가에 부정적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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