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원유 수요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한 여파 등으로 6%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옐런 의장 발언에 대한 경계감으로 보합권 혼조세를 나타냈고, 달러화는 유가 폭락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돼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하락했다.

다음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되는 옐런 의장의 의회 청문회를 확인하고 가자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옐런 의장의 사전 연설문은 다음날 오전 8시30분(미국 동부시간)에 배포되며, 하원 청문회 의회 증언은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상원 청문회는 오는 11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불안과 경제성장 불확실성 등이 팽배한 상황에서 옐런 의장의 발언에서 연준의 경기 진단과 앞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시사점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는 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채용공고는 5% 늘어난 560만명으로 집계돼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미 노동부가 발표했다.

사상 최대 채용공고는 2015년 7월의 570만명이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도매재고는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도매재고가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감소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67포인트(0.08%) 하락한 16,014.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23포인트(0.07%) 떨어진 1,852.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99포인트(0.35%) 낮은 4,268.76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하락 출발해 오후 들어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세계 경기둔화 우려와 유가 급락, 금융주 약세 등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 막판 도이체방크가 채권 재매입(바이백)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은행주는 하락폭을 줄였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되는 옐런 의장의 의회 청문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찰스슈와브의 랜디 프레데릭 매니징 디렉터는 옐런 의장의 발언이 과거 증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며 옐런 의장 증언 전에 증시 낙관론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2% 넘게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금융주와 기술업종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소재업종은 1% 넘게 올랐고,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 등도 소폭 상승했다.

유럽 주식시장에서 도이체방크를 중심으로 은행주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미국 금융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각각 0.6%가량 내림세를 나타냈고,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0.7%와 0.5% 밀렸다.

반면, 생명공학주인 길리어드가 2.3% 상승했고, 앨러간도 2.2%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81% 상승한 26.4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7bp 낮아진 연 1.728%로 2015년 2월2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반면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오른 2.57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2bp 상승한 0.694%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세계 주요국 증시 약세와 유가 하락으로 전날 밤 11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1년 만에 새로운 최저치 1.684%까지 밀린 뒤 이날 1.70%대로 올라섰다.

유가가 공급과잉 우려로 배럴당 29달러마저 붕괴된 데다 뉴욕증시 역시 낙폭을 확대해 국채가격이 옐런 의장의 증언을 앞뒀음에도 상승했다.

이날은 옐런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둠에 따라 관망 분위기가 장세를 지배했다.

유가 급락으로 큰 타격을 받은 유럽 은행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를 증폭한 것도 국채가격 상승재료였다.

범유럽 스톡스 600 지수는 1.6% 하락했다. 독일 DAX 지수는 독일의 1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는 소식으로 1.1% 낮아졌다.

영국의 FTSE 100 지수 역시 광산과 은행업종 약세로 1% 하락한 5,632.19에 마감돼 201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날 미 재무부는 24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국채가격은 실망스러운 입찰에도 유가와 증시가 약세를 보여 상승세를 유지했다.

낙찰금리는 연 0.844%로 2014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74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1.5%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5.0%로 지난 평균인 13.6%를 웃돌았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5.0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5.66엔보다 0.65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93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1188달러보다 0.0105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89엔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29.42엔보다 0.47엔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460달러를 기록해 전날 종가인 1.4427달러보다 0.0033달러 올랐다.

달러화는 닛케이225 주가지수가 5% 넘게 떨어진 가운데 안전통화 매입세가 일어 한때 15개월 만에 최저치인 114.20엔까지 밀린 뒤 115엔 위로 올라섰다.

이후 뉴욕유가가 6% 가까운 폭락세를 보였으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낙폭을 축소함에 따라 115엔대에 턱걸이했다.

이날은 투자자들이 단기 급등한 엔화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 유로화 매수로 방향을 선회해 유로화가 달러화에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었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레치 전략가는 "달러화가 2014년 11월 최저치인 113.98엔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이는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채택이 비효과적이었음이 증명된 데다 외환당국의 추가 옵션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증폭된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5달러(5.89%) 낮아진 27.94달러에 마쳐 지난 1월20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지난 7영업일 동안 6차례 떨어졌으며 총 16% 낮아졌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 시도에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부정적 전망이 나와 유가는 개장 초부터 하락압력을 받았다.

IEA는 전 세계가 올해 내내 필요한 수준보다 많은 원유재고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미국의 산유량 감축 속도 역시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역시 비OPEC 산유국들과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밝혔다.

IEA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성장률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의 하루 160만배럴에서 올해 117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최대 원유거래업체인 네덜란드의 비톨은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지난해의 160만배럴에서 100만배럴가량 늘어나는데 그칠 듯하다고 내다봤다.

또 낮은 유가가 현 시점에서 대규모의 수요를 견인할 가능성은 작다고 부연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WTI와 브렌트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EIA는 올해 WTI 평균 가격 예상치를 당초의 38.54달러에서 37.59달러로, 브렌트유 역시 40.15달러에서 37.52달러로 각각 낮춘다고 말했다.

EIA는 또 2016년 미국의 산유량이 873만배럴에서 869만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가는 지난 2월 초까지 2주 동안 30% 가까이 급등하며 35달러를 돌파했으나 안전자산 매수세가 강화되며 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하락을 부추긴 펀더멘털 요인들에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 공급 과잉은 유가의 상승 추세 지속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