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과 유럽증시가 약세를 보인 데다 뉴욕유가 역시 근 13년 만에 최저치를 보임에 따라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0/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4bp 하락한 연 1.642%를 보여 종가 기준으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였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0bp 낮아진 2.500%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0bp 떨어진 0.646%를 기록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지속된 데다 은행업종 우려로 유럽증시가 약세를 지속했고 뉴욕유가 약세 지속 등으로 한때 1.53%까지 밀려 장중 기준으로 2012년 8월(트레이드웹 자료)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1.60%가 무너지며 손절성 국채 매수세가 급격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한때 2.38%까지 밀려 일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영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도 1.32%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동일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도 0.197%로 2015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후 뉴욕유가가 낙폭을 축소한 데다 30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둔 데 따른 이익실현 매물 출회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60%대로 올라섰다.

한 시장관계자는 "국채시장이 단기적으로 과매입 상황에 놓였다"면서 "이에 따라 매물이 출회됐으나 주가가 현 수준보다 5-10% 범위의 추가 하락세를 보인다면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저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질의응답에서 Fed가 마이너스 금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재차 1.60% 아래로 내려앉기도 했다.

옐런 의장은 또 현재 중국 위안화와 유가가 금융시장 공포심리의 주요 요인이라면서 낮은 유가가 미국에 긍정적인 것은 여전히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공급 과잉 우려 지속으로 4.5%나 하락한 데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역시 한때 400포인트나 떨어진 것도 국채 매수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이날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마이너스(-) 0.50%로 15bp 인하한 영향도 이익실현 매물을 계속 압도하며 수익률 하락에 일조했다.

이날 재무부는 15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뒤에도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했다.

낙찰금리는 연 2.500%로 2015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09배로 최근 평균인 2.35배를 하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8.0%로 한달 전의 56.5%를 상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0.3%로 지난 8차례 평균과 거의 부합했다.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100.0bp보다 좁혀진 99.6bp를 기록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좁아졌다.

주간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나 금융시장 불안정 등이 이를 상쇄해 국채가격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많은 경제학자는 주간 고용결과를 미국 경제 방향성을 파악하는 데 가장 유용한 지표로 삼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6천명 줄어든 26만9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8만명을 하회한 것이며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수익률이 미지의 지역으로 진입한 상황이라면서 유가와 증시, 엔화 움직임을 본다면 국채시장에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중앙은행들의 비정상적 통화정책은 낮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같은 비정상적 정책이 대형 은행들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을 견인하며 금융시장 불안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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