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전방위적인 자금 유출 우려가 강화되면서 1,210원선 위로 급등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보다 9.20원 오른 1,211.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하고, 채권시장에서는 3천200억원 가량 순매도가 발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2월 들어서 5조3천억원 가량 대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외 증시도 극심한 불안 장세를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5% 가까이 폭락하면서 15,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긴급 회의를 하고 구두개입 성 발언까지 내놨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도 1.4% 하락했고, 코스닥은 스킷브레이크까지 발동된 끝에 6% 폭락했다. 지난 2011년 9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홍콩 H지수도 장중 한때2% 이상 하락하는 등 불안감이 유지됐다.

달러화는 글로벌 달러 약세를 반영해 장초반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외국인 채권 매도 관련 역송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15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205원에서 1,218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짙은 불안감 속에 다음 주부터 거래를 시작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를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채권 및 주식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우려도 달러 매수 심리를 강화할 요인이다.

일부에서는 하지만 주식 및 채권 자금 역송금 등 실수급으로 달러화가 다른 통화 대비 과도하게 상승한 만큼 자금 유출이 잦아들면 상승폭을 반납할 수 있다고 봤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채권 자금 중심으로 실수급 물량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어 당국의 움직임도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어 1,220원선 위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요일에 개장하는 중국 증시가 얼마나 하락할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들은 매수와 매도가 뒤섞이는 등 달러 약세에 초점을 둬야 할지 위험회피에 중점을 둬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여건이다"며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관리하는 데다 어느 정도의 증시 하락은 충분히 예상된 일인 만큼 반응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중국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실수급 물량으로 달러화가 다른 통화대비 과도하게 상승했기 때문에 자금 유출이 잦아들면 재차 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채권 쪽 자금 이탈이 지속한다면 달러화가 강한 상승 압력에 내몰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달러 약세로 역외 환율이 하락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2.40원 내린 1,200.1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롱플레이와 역외 매도 등이 맞서며 개장가 수준에서 등락했지만, 외국인 채권 및 주식 매도 관련 역송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반등했다.

달러화 1,200원대 중반 수준에서 네고 물량 등으로 상승이 주춤했지만, 역송금 수요가 재차 강화되면서 1,210원선을 딛고 올라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달러화는 1,200.00원에 저점을 1,211.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206.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6억5천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1% 급락한 1,835.28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천18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 79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46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77.64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04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10원 상승한 1위안당 185.10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5.18원에 고점을, 183.70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23억8천6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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