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미국시간)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 협의 가능성 증폭과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 감소 지속으로 폭등했다.

미국 달러화는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유가 폭등에 따른 주요국 증시 강세로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금융과 에너지업종 강세로 5일 연속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유가 폭등과 이에 따른 주요국 증시 급등으로 안전자산 매수세가 약화돼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조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미국 소비자들은 낮은 휘발유 가격과 실업률에 힘입어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늘어난 4천499억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 증가를 웃돈 것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전세계 성장률 둔화와 유가 급락으로 급락세를 나타내 낮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겼다. 미 노동부는 1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1.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1.5% 하락이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2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 92.0에서 90.7로 하락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2.0을 하회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업재고는 판매 감소 속에 소폭 늘어나 재고대 판매율이 6년 반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기업재고가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증시를 포함한 뉴욕 금융시장은 오는 15일(월) '대통령의 날'로 휴장하며 춘제(설연휴)로 휴장이었던 중국 증시는 다음 주부터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3.66포인트(2.00%) 상승한 15,973.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5.70포인트(1.95%) 오른 1,864.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0.67포인트(1.66%) 높은 4,337.5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동안 세계 경기 둔화와 에너지기업에 대한 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급락 흐름을 이어가던 금융주가 반등에 나선 것이 지수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4% 이상 급등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소재업종은 2% 이상 올랐다. 이외에도 기술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소비업종이 일제히 1% 이상 강세를 나타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이 유로존 은행들이 수년 전보다 더 건실해졌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유럽 은행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 미국 은행주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JP모건 주가는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이 2천660만달러 어치의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8% 이상 상승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각각 3.8%와 7.0% 올랐고, 씨티그룹도 7.3% 강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이날 연설에 나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발언에도 주목했다.

더들리 총재는 뉴욕 연은의 가계 부채 관련 브리핑 연설 자료에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어떤 충격도 잘 대처해낼 상황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계 부문과 같은 미국 경제의 주요 부분들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시스템 또한 금융위기 이전 몇 년 동안의 시기보다 더 많은 유동성과 은행 자본력으로 확실하게 더욱 강한 모습이다"고 진단했다.

더들리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재닛 옐런 연준 총재가 지난 이틀에 걸친 의회 증언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 이후 나온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0.09% 하락한 25.3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0/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0.4bp 오른 연 1.746%를 나타냈다. 이날 상승폭으로 두달 반만에 최대였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9bp 높아진 2.599%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상승한 0.698%를 기록했다.

이번주 10년만기 수익률은 10bp 하락했고 2년과 30년물은 2.8bp와 8.2bp 각각 낮아졌다.

국채가격은 뉴욕유가가 12.3%나 폭등한 데다 유럽과 뉴욕증시가 반등했고 달러화 역시 힘찬 반등세를 나타내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이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데다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계속 줄어들어 폭등했다.

달러화는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환율과 증시 안정을 위한 발언을 쏟아내 엔화와 유로화에 반등했다.

이날 미국발 경제지표는 소매판매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으나 소비자태도지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국채시장에 중립적 재료로 작용했다.

어드바이저인베스트먼츠의 크리스토퍼 키스 고정금리부문 매니저는 "국채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낸 이후 쉬어가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99.6bp에서 104.8bp로 확대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의 국채가격 하락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융시장에 대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는 향후 수개월 동안 낮은 수익률을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마이너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미 국채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계속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또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일본은행(BOJ)이 엔화 강세를 제한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것도 미국의 낮은 국채수익률은 부추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15일(월) 뉴욕 금융시장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다.

한편,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상품관련 기업들의 회사채가 현재의 저금리 환경에도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광산업체 10개 중 1개 이상이 올해 디폴트에 처할 것이라고 무디스는 부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2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2.32엔보다 0.96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54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1325달러보다 0.0071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50엔을 나타내 전날 종가인 127.22엔보다 0.28엔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508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4475달러보다 0.0033달러 올랐다.

달러화는 유가 폭등(12.3%)과 유럽·뉴욕증시 강세,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호조를 나타내 주요 통화에 상승했다.

소비지출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1월 소매판매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있게 됐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이번주 의회 증언에서 경제지표 의존적 통화정책을 재확인한 데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 경제가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어떤 충격도 잘 대처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또 마이너스 금리 채택 여부를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Fed가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2월 미국의 소비자심리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 상승폭을 소폭 축소했던 달러화는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12.3% 폭등하는 초강세를 보여 오름폭을 재차 확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소매판매 결과는 경제에 자신감을 나타낸 옐런 의장을 비롯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옳았음을 확인한 듯하다면서 올해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소매판매로 서서히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23달러(12.3%)나 급격히 상승한 29.4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하루 상승률로 2009년 2월 이후 최대를 보였다.이번주 유가는 4.7% 하락했다.

유가는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이 가능한 감산을 위해 OPEC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해 급등했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수석 시장애널리스트는 "시장이 UAE 에너지장관의 발언을 이전과 달리 신뢰한 것은 UAE가 돌변(about face)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UAE는 한달 전만 해도 감산은 `절대 안돼`(over dead body) 라고 밝혀왔다"면서 "어쩌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는 산유국들이 여전히 산유량을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OPEC 내의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시장점유율 고수정책과 점유율 회복을 위한 증산 및 수출단가 인하 경쟁이 실질적 감산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후 들어 정보제공업체 베이커휴즈가 2월12일로 끝난 한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28개나 줄어든 439개를 나타냈다고 밝혀 오름폭을 더 늘렸다.

또 천연가스를 포함한 주간 총 채굴장비수는 30개 감소한 541개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심리적 저항선인 30달러를 넘어설지가 최대 관심사라면서 이 선이 돌파된다면 31.50달러가 강력한 저항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유가가 30달러 아래에서 마감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상승 추세를 이어갈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UAE 에너지장관의 발언으로 유가가 폭등했으나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공급 우위에 따른 장기 전망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 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유가 폭등은 현 수준의 유가가 일방향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희박 해졌음을 의미한다면서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급변동 장세는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원유재고가 계속 늘어나 발생하 는 현상이기 때문에 원유시장 악재들이 소멸된 이후에나 진정될 것 같다고 이들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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