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중국의 1월 위안화 신규대출 규모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고정이하여신(NPL)역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상업은행의 무더기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인민은행이 16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신규대출규모는 2조5천100억위안으로 전월치인 5천978억위안의 3배에 달했다.

은행대출과 그림자은행(shadow bank) 대출 등을 포함한 사회융자총량도 3조4천200억위안으로 예상치인 2조2천억위안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은행 대출의 부실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털이코노믹스(CE)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대출 증가는 단기적으로는 소비를 진작시키는 등 경제를 지지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장기 관점에서는 부채를 양산시켜 대단위 부도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은행 대출의 위험신호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의 15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 ratio)은 1.67%로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 기준 고정이하여신의 규모는 2006년 이후 최대다.

또 고정이하여신에 포함되지 않지만 불량대출로 변질될 가능성이 큰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79%이다. 이 대출과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을 합하면 5.46%로 높아진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이 두 종류의 대출금 증가규모는 1조2천200억위안으로, 이는 중국 은행들이 지난해 기록한 수익인 1조5천900억위안보다 단지 3천700억위안 적다고 설명했다.

최근 자산의 85%를 아시아 통화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고 선물시장에 투자를 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헤지펀드 매니저 카일 배스는 중국 은행시스템이 붕괴하면 그 손실은 미국 서브프라임 당시 손실의 400%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은행권을 구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찍어내야 할 돈이 10조위안(1천8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개혁의 추진이 지지부진한 것도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 관련자들은 생산력 과잉에 시달리는 기업이 초래할 수 있는 부실대출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SCMP역시 신용대출 중 많은 부분이 비효율적인 정부 투자나 좀비기업(중국명 강시기업)에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 취임 당시의 개혁 의지와 달리 중국 정부가 여전히 시장을 통제하려 한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자본유출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개혁 약속을 믿지 못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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