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이 유럽발 위기 고조와 기업실적 부진으로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자본시장리그테이블(화면번호 8418)에 따르면 올해 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단 8곳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동기 22개 종목이 상장된 것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다.

작년 1월에는 2개, 2월에 3개로 절망적인 상태는 아니었지만 3월과 4월, 5월에는 각각 1개가 상장돼 IPO 시장의 명맥이 겨우 유지되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차이가 더 심하다.

총 공모금액은 올해 3천452억원에 그쳐 작년 1조3천731억원보다 무려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에는 상장 폐지된 중국고섬공고유한공사(2천1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현대위아(5천200억원)와 두산엔진(2천27억원), 골프존(1천700억원) 등 1천억원을 넘는 딜이 3건가량 있었다.

그러나 올해 1천억원을 넘는 종목은 지난 2월 상장된 휴비스(2천1억원) 단 한 건뿐이다.

3월 이후 상장된 종목 중 지난 4월 상장된 코오롱패션머티리얼(435억원)이 가장 규모가 크다. 3월에 상장된 빛샘전자는 34억원, 5월 상장된 비아트론은 183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여전히 유로존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기업실적 전망도 그다직 낙관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코스피 하락은 IPO 흥행에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올해 대어급 IPO 예정기업들인 미래에셋생명과 산은금융지주, 현대오일뱅크, 포스코특수강, CJ헬로비전, LG실트론 등은 최근 증시 급락에 따라 상장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웅진패스원은 상장 계획을 철회하고 오는 8월 웅진씽크빅과 합병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IPO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기업금융 담당자는 "요즘 IPO 시장에서 어떻게 '건수'를 잡을지에 가장 신경을 쏟고 있다"며 "증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공모 규모가 100억원 수준인 기업의 상장도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지난 1분기 대기업은 물론, 전체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며 "증시 불안정에 경기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올해 IPO 시장은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침체에 따라 유망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도 시장에서 많이 자취를 감춰 하반기 전망도 암울하다"고 설명했다.

yk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