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 재부각으로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국채가격은 일부 경제지표 부진과 글로벌 성장 우려 지속 등으로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는 제조업 활동 부진과 뉴욕증시 약세 여파로 엔화에 하락했고,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3월 추가 부양책 전망으로 달러화와 엔화에 떨어졌다.

이날 공개된 ECB의 1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 위원들은 유로 지역의 성장 경로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지만, 연초 이후 전망이 더 어두워졌다는데는 동의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와 전세계 공급 과잉 지속 전망에도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의지 재확인으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센트 0.4% 높아진 30.77달러에 마쳤다.

한편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시장 혼란에도 미국 경제 전망이 좋은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세계와 시장 상황이 "질풍노도(Sturm und Drang)"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대체로 상당히 좋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과 근원 물가에 대한 지금 전망을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40포인트(0.25%) 하락한 16,413.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99포인트(0.47%) 내린 1,917.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52포인트(1.03%) 낮은 4,487.5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해 내림세를 이어갔다.

금융시장에서 채권과 금가격,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다시 부각되며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헬스케어업종, 소재업종, 기술업종, 소비업종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업종별 하락폭은 1% 미만에 그쳤다.

반면, 통신업종과 유틸리티업종은 1% 넘게 오름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IBM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투자 등급 상향에 5% 이상 상승했다.

미국 최대 소매유통업체 월마트 주가는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낮춘 여파로 3%가량 떨어졌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1%와 2%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애플과 넷플릭스가 각각 1.9%와 4.5% 떨어진 데 따른 부담으로 주요 지수 중 가장 크게 떨어졌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글라스 코트 수석 전략가는 "유가와 중국, 중앙은행들의 정책이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이라며 "최근 이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여전히 시장은 기업들의 실적 성장을 확인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혼조적으로 발표된 경제 지표에도 주목했다.

지난 2월13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7천명 감소한 26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5천명을 밑돈 것이며 지난해 11월21일로 끝난 주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활동이 6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냈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은 2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마이너스(-) 3.5에서 -2.8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 1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2% 하락한 123.2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96% 내린 21.6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7bp 낮아진 연 1.762%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3bp 떨어진 2.632%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6bp 내린 0.710%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사흘간의 하락에 따른 매도세 약화 속에 전세계 주요국 경제지표 약화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로 개장 초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이후 뉴욕증시가 월마트 실적 전망 실망감으로 사흘간의 강세를 접고 반락한 데다 뉴욕유가 역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증가로 상승 추세가 다소 꺾이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 국채가격 반등을 견인했다.

일본의 지난 1월 수출이 전년 대비 13%나 감소하며 4개월 연속 줄어든 데다 지난 1월 호주의 고용이 감소함에 따라 전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으나 국채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후 부진한 지역 제조업 활동 등이 국채가격 반등을 견인했다.

CRT캐피털그룹은 이날 고객보고서에서 국채시장의 약세 기조가 멈췄다고 밝혔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수익률이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BNP파리바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Fed가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행은 종전 올해와 내년 7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으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타이트한 금융 여건을 이유로 전망치를 급격하게 변경했다.

은행은 이에 따라 수익률 상승 예상을 철회한다면서 올해 말 10년만기 국채수익률 예측치를 종전의 2.75%에서 1.5%로 대폭 낮춘다고 부연했다.

또 은행의 경제학자들이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30%로, 내년에는 약 50%로 각각 예측했다고 은행은 전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2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3.81엔보다 0.60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97달러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1130달러보다 0.0033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64엔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26.67엔보다 1.03엔이나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330달러를 보여 전날 종가인 1.4288달러보다 0.0042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개장 초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난 1월 의사록이 나온 뒤 달러화와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은 향후 성장과 인플레에 대한 견해가 나뉘었다. 그러나 전망이 어둡다는 데 대부분 위원이 동의함에 따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오는 3월10일 통화정책 재검토 발언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향후 정책이 어떤 형태로 단행될지를 확인해 주지 않았다.

달러화는 미국의 제조업 활동 부진과 뉴욕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상실한 듯한 모습을 나타내 엔화에 장중 내내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화에도 오름폭이 제한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제조업 활동이 위축세를 지속했다면서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예상보다 느리게 인상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뉴욕유가가 강세를 보였으나 추가 상승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증폭됐고 뉴욕증시 역시 상승 모멘텀을 상실했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달러화의 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호주 달러화는 유가 강세에도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7147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0.7177달러보다 0.0030달러 내렸다.

한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에 따른 호주 달러화의 안정적 움직임은 단기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면서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를 부추길 능력에 대한 비관론이 호주중앙은행의 놀랄 만한 확장적 통화정책을 부추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센트(0.4%) 높아진 30.77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330만배럴 감소했다는 미국석유협회(API)의 전날 발표로 개장 초 강세를 나타냈다.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산유량 동결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혀 상승세를 보인 전날 유가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해 오름폭을 늘렸다.

그러나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원유재고가 증가했다고 밝힌 데다 사우디가 감산을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밝혔다는 AFP의 보도로 3% 이상 급등했던 유가가 반락하기도 했다.

전날 API의 발표와 달리 원유재고가 증가했고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 급증 역시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EIA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210만배럴 늘어난 5억410만배럴로 집계돼 지난 6주 동안 5차례나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310만배럴을 밑돈 것이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 지역의 원유재고는 3만6천배럴 증가한 6천470만배럴을 보였다.

주간 휘발유와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는 각각 304만배럴과 140만배럴 각각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20만배럴과 17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86.1%에서 88.3%로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85.8%를 내다봤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이 산유량 감축을 거부하고 있어 이란과 사우디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행동을 같이하지 않는다면 실질적으로 OPEC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이란이 이미 OPEC와 행동을 함께하지 않을 것으로 밝힌 것은 향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나마 낮은 유가가 산유국들의 생산 동결을 부추길 것이라는 수하일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 에너지장관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유가 강세를 지지할 재료가 될 것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많은 산유국이 산유량 동결을 선언함에 따라 유가가 상승했다면서 이는 특정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OPEC의 산유량 동결 합의가 유가 안정을 위한 긍정적 첫 조치라는 시장의 평가가 공급 과잉 조기 해소 가능성 희박에도 유가를 소폭 올렸다고 풀이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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