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IPO 과정에서 공매도 이용 1억달러 이익

수수료 수입 1억7천500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모건스탠리 등 페이스북 기업공개(IPO) 주관사들이 수수료 수입 외에 1억달러(약 1천176억원)의 부수입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미국시간) 페이스북 IPO 주관사들이 시장가격 안정을 위해 주식을 공매도하는 과정에서 차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중에서도 대표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에 가장 많은 수익이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모건스탠리가 이번 공모 물량의 38%를 배정받아 이미 1억7천500만달러(약 2천30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챙긴 것과는 별도의 수익이다.

이 배경에는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이 있다.

이는 거래 초기 주가 변동을 줄이고자 주관사가 추가로 주식을 배정받아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 안정에 나서는 장치다.

페이스북은 주관사와 상장 후 공모주식의 일정비율(15%)을 공모가격에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계약인 초과배정옵션을 체결했다.

이에 주관사는 애초 예정된 공모물량 4억2천123만주보다 많은 4억8천442만주를 공모가인 주당 38달러에 배정했다.

이에 따라 주관사는 약 6천320만주에 대해 공매도를 취하게 됐다.

공매도를 청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발행회사인 페이스북에서 주식을 사거나, 시장에서 주식을 사는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관사는 초과배정옵션을 행사해 발행회사로부터 주식을 공모가에 받아 투자자들에게 지급해 공매도를 청산한다.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주식을 유통시장에서 싼값에 사들여 공매도를 청산하게 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등 주관사는 초과배정옵션 중 절반가량을 행사해 거래 첫날인 지난 18일 공모가에 주식을 사들였다.

덕분에 거래 첫날 주가는 하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말이 지나고 21일이 되면서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했다.

이에 주관사들은 공모가보다 약 10% 낮은 주당 33.50~34.00달러에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절반의 초과 배정 물량을 이 가격에 사들였다면 이날 하루에만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소식통은 정확한 물량과 가격은 확실하지 않지만 주관사가 수익을 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주관사가 초과배정옵션을 행사해 수익을 거두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발행 회사와 투자자를 위해 주가를 안정시키는 장치인 초과배정옵션의 부작용이 주가가 하락할 때 주관사에 짭짤한 부수입을 올려주는 것이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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