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근 은행 예금 금리가 6~7%이니 목표 수익률은 이것보다 높아야죠."

지난 19일 베트남 하노이 꺼우쟈이 구역에 위치한 CTM빌딩 6층.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 'KIS베트남'이 둥지를 튼 이곳은 투자설명회를 찾은 고객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뤘다.

KIS베트남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일주일간의 투자설명회를 진행한다. 이날은 상반기 투자설명회가 진행된 첫날 이었다.

매번 투자설명회가 진행될 때마다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30~50여명 정도. 이들은 설명회 시작 전부터 지점을 방문해 투자 상담을 받거나, 지점에 마련된 고객용 컴퓨터로 오늘의 주가 변동 상황을 체크했다.







투자설명회를 찾은 고객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설명회를 위해 한국에서 베트남을 방문한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이 글로벌 증시 전망을 발표하자 50대 한 아주머니는 설명회 내내 종이에 무언가를 끼적였고, 30대 회사원은 아이패드를 꺼내 설명회 자료를 연신 옮겨 적었다.

이날 설명회를 찾은 회사원 응엥 노옥 턱(36세·남)씨는 지난 4년동안 6번가량 설명회를 방문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투자금액은 20억동으로 약 1억원 가량이다. 그는 KIS베트남의 리서치를 통해 추천받는 업종과 종목 브리핑에 큰 신뢰를 드러냈다.

전업주부인 쩐 티 노옥 탄(45세·여) 씨도 세 번째로 설명회를 찾은 단골이다.

그는 "온라인 거래를 통해 10억동(한화 5천만원) 가량을 거래하고 있는데 시스템이 편리하다"며 "자본금이 큰 증권사라 고객 자산을 보호해 줄 것이란 믿음으로 KIS베트남을 거래 증권사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명회를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아, 되도록 투자설명회가 있을 때마다 참석하려고 한다"며 "6개월이나 1년 전망을 듣고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만족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베트남 주식투자 인구는 약 150만명. 이중 85% 정도는 개인 투자자다. 한국 교민의 거래가 0.1%도 안될 정도로 철저한 로컬 중심 전략을 통해 성장한 KIS베트남은 1만7천명 규모의 브로커리지 고객 대부분이 베트남 현지인이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12월 베트남 증권사 EPS(Empower Securities Corporation)를 인수해 설립한 KIS베트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호찌민거래소 8위, 하노이거래소 4위를 기록했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선 단연 압도적이다.

인수 당시에는 브로커리지 기준 시장 점유율이 0.25%에 불과했던 EPS는 한국투자증권이란 새 주인을 만나 5년만에 4.3%까지 시장을 확장했다. KIS베트남의 올해 시장 점유율 목표는 6%다.

KIS베트남은 우리 돈으로 15억~20억원 정도의 투자 규모를 가진 고객들을 초고액자산가로 분류했다. 이들이 원하는 목표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를 웃도는 7% 이상이다.

차헌도 KIS베트남 본부장은 "개별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고객들의 상담 요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3월 초까지는 수익률 게임을 통해 1등한 고객에게 한국을 방문할 기회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KIS베트남은 지점 및 인력 확충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5명 정도인 현지 리서치 인력은 물론 IB업무 인력도 두 배 수준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차 본부장은 "철저한 로컬 중심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다 보니 주재원을 제외한 직원 모두 베트남 현지인"이라며 "노하우가 응축된 본사를 통해 리서치를 포함해 IB 등 다방면으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브로커리지 고객이 대부분이지만 기관과 기업 대상 영업도 확대하기 위해 일주일간 진행되는 투자설명회 기간 동안 찾아가는 설명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의 접촉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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