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현재는 투자의 빙하시대며,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재무 상황이 튼튼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회사를 골라서 계속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다."

최근 한 중형운용사 CEO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주가연계증권(ELS)처럼 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지수 수익률을 웃돌고자 하는 투자방식이 상식처럼 통용되는 시절은 이제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제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업종 전체 블럭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경기침체 장기화 국면에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가치투자'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가치투자'는 말 그대로 기업의 내용은 좋고 내재가치가 있는 데 반해 주가가 싼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이런 부류의 기업은 투자자로 부터 외면받아온 게 사실이다. 위험을 감내하고라도 고수익을 지향하는 기법이 당연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년간 유행처럼 번진 인터넷기업이나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가 거품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가치투자가 재조명되고 있다.

문제는 가치투자는 수익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그만큼 고통스럽고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는 점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버핏 조차 최근 몇년간 막대한 손실을 감내하면서 가치투자 시점을 탐색중이라 하니 일반 투자자들이 이러한 전략을 수용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시장에서 손실을 보는 이유는 `시점'이라고 종종 말한다. 주식을 사는 시점과 파는 시점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그 저변에는 `탐욕'과 `공포'가 자리한다.

미래가치가 내포된 종목에 장기 투자를 하려면 단기 수익에 대한 탐욕과 긴 시간을 거쳐야 하는 인내의 공포를 극복해야 해서다.

해당 기업의 내용에 대한 충분한 숙지와 장래성에 대한 신뢰, 주가 하락에도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을 투자태도 등이 꼭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워런 버핏은 그의 저서 `가치투자를 넘어서'에서 `가치투자란 연말에 쓸 크리스마스 카드를 1월에 사두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사서 오래 묵혀 수익을 내는 기본적인 투자의 정석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저금리와 저성장 장기화 시대의 불가피하지만 현명한 선택일지 모르겠다.(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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