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뉴욕증시가 국제 유가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방향성 없는 장세를 보였다.

2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에너지업종과 기술업종이 하락폭을 줄이며 강세 전환한 데 따라 막판 반등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9% 오른 32.15달러에 마쳤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감소 규모가 예상치를 웃돈 점 등이 유가 반등에 일조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경제지표 부진과 강한 입찰 수요에도 뉴욕 증시와 유가 반등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영국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에 따른 매물 지속으로 주요 통화에 약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에 보합권 혼조세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2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제조업 활동 약화가 미국내 여타 산업으로 확산됨에 따라 위축세를 나타내며 2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의 53.2에서 49.8로 하락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급감해 주택시장 회복세가 평탄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1월 신규 주택판매는 9.2% 줄어든 연율 49만4천채를 기록했다.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엇갈렸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래커 총재는 연준이 저금리 상황에서도 물가를 끌어올릴 능력이 있다고 진단하고, 올해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논리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다음 금리 인상 전까지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 악화가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기다리고 평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이외 지역의 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 시장 상황, 금리 곡선 모양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나서기 전까지 추가적인 지표를 평가하는 인내심을 갖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21포인트(0.32%) 상승한 16,484.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53포인트(0.44%) 오른 1,929.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03포인트(0.87%) 높은 4,542.61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하락하던 지수는 장 막판 상승세로 전환했다.

에너지주와 기술주가 낙폭을 축소하며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S&P 500 지수는 장중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을 소폭 밑돌았지만 이내 회복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기술주, 소재주가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다만, 상승률은 1%를 밑돌았다. 이외에도 소비재와 유틸리티업종 등도 소폭 올랐다.

금융업종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과 에너지 기업 대출 우려 등으로 유일하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는 애플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가 각각 1%와 2% 넘게 상승했다.

에너지 관련 종목인 셰브론과 엑손모빌도 각각 0.4%와 0.3% 올랐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수요 증가 기대 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차이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차이킨 대표는 유가가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금융업종은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금융업종 약세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이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2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제조업 활동 약화가 미국내 여타 산업으로 확산됨에 따라 위축세를 나타내며 2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는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전월의 53.2에서 49.8로 하락해 2013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지난 1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급감세를 나타내 주택시장 회복세가 평탄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미 상무부는 1월 신규 주택판매가 9.2%나 줄어든 연율 49만4천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2만채를 밑돈 것이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것이다. 1월 신규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다음 금리 인상 전까지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 악화가 경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기다리고 평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71% 하락한 20.8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9bp 높아진 연 1.748%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2.595%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0bp 오른 0.754%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유가와 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 속에 엔화의 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채 매수 전망 등으로 상승했다.

이후 미 경제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인상을 지지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으로 오름폭을 확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1.654%까지 하락해 2015년 1월30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뉴욕 유가와 증시가 장중 약세를 접고 반등함에 따라 국채가격이 보합권 혼조세를 기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유가가 증시와 외환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국채 역시 유가에 연동되는 모습이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화와 금,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가 지속되고 있어 국채수익률이 이달 초에 기록했던 2012년 이후 최저치인 1.53%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6일에 나올 지난 1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결과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 지표인 PCE 가격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낸다면 올해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예측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예상했다.

이후 국채가격은 340억달러 어치의 5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두고 등락폭이 제한됐다. 유가 반등으로 상승폭을 축소했던 국채가격은 강한 입찰 수요에 힘입어 오름폭을 재차 확대했다.

낙찰금리는 연 1.169%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44배로 최근 평균인 2.46배를 소폭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7.3%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를 경신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0.0%로 최근 평균인 7.3%를 웃돌았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9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종가인 112.03엔보다 0.09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07달러에 움직여 전날 종가인 1.1017달러보다 0.0010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21엔에 거래돼 전날 종가인 123.44엔보다 0.23엔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931달러를 보여 전날 종가인 1.4016달러보다 0.0085달러 밀렸다.

이날도 뉴욕시장은 파운드화가 장세를 지배한 가운데 뉴욕유가와 증시 약세 지속으로 개장 초 안전통화인 엔화 매수세가 지속됐다.

파운드화 급락세 지속으로 유로화 역시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영국이 오는 6월23일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집권당의 내분 지속이 영국발 불확실성을 증폭했다.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유로존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 유가와 증시 하락에도 유로화가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유로화는 엔화에 122.42엔까지 떨어져 2013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후 달러화는 미국발 경제지표가 실망스러움에 따라 엔화에 낙폭을 확대했고 유로화에 반락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111.03엔까지 밀려 이달 초 기록한 15개월 만에 최저치 110.85엔 근처로 떨어졌다.

오후 들어 달러화는 뉴욕 유가와 증시가 반등함에 따라 엔화에 낙폭을 급격히 줄였고 유로화에 소폭 반등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달러화가 일본은행(BOJ)의 개입 위협을 느낄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지만 브렉시트 우려와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지속에 따른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 등으로 엔화 매수세가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파운드화는 이날 달러화에 1.3876달러까지 밀려 7년(2009년 3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후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일부 세력들의 저가 매수세로 파운드화의 낙폭이 줄어들었다.

기술적 애널리스트들은 차트상 지지선이 없다는 것이 파운드화 급락을 부추긴다면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인 1.3652달러까지 추가 약세를 보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이 선마저 무너진다면 200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1.35달러 근처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측했다.

FX프로의 사이먼 스미스 수석 경제학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브렉시트에 대한 어떤 진전이 없었음에도 파운드화가 1.4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면서 "이는 장기투자자들이 파운드화의 장기 약세를 예측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파운드화가 1.30달러까지 급락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정치적 문제가 파운드화의 급락을 부추기고 있어 영란은행(BOE)이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것도 파운드화를 적극적으로 매입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환율이나 자산 가격이 한 방향적으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이 단기적으로 파운드화의 급격한 추가 하락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부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8센트(0.9%) 오른 32.1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전날 사우디 석유장관이 감산을 일축하는 발언을 내놓아 하락세를 나타낸 뒤 이날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나타냄에 따라 낙폭을 확대했다.

그러나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재고 증가 규모가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한 규모를 대폭 밑돌았다는 재료가 부각돼 낙폭을 축소한 뒤 반등했다.

또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감소 규모가 예상치를 웃돈 것도 유가 반등에 일조했다.

EIA는 지난 2월19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350만배럴 늘어난 5억760만배럴로 집계돼 1930년 이후 사상 최대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40만배럴 증가를 웃돈 것이다. 원유재고는 지난 7주 동안 6차례나 늘어났다.

전날 장 마감 뒤 API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710만배럴 급증했다고 밝혔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33만3천배럴 늘어난 6천510만배럴로 집계돼 4주 연속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커싱지역의 최대 저유용량은 7천300만배럴로 알려졌다.

반면 주간 휘발유와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가 각각 220만배럴과 170만배럴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3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정제유 재고 역시 70만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88.3%보다 감소한 87.3%였다. 애널리스트들은 87.8%로 내다봤다.

미국의 주간 원유생산은 하루 3만3천배럴 줄어든 910만배럴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가 단기에 끝날 것 같지 않다면서 원유재고 감소세가 확연해질 때까지 유가가 확실한 상승 추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유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려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나와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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