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가치투자 대표 하우스인 VIP투자자문이 설립한 지 13년 만에 배당주 상품을 선보이며 일임형 펀드 라인업을 확대했다.

그간 주식 일임형 상품으로는 성장형(GROWTH)과 가치형(VALUE)을 핵심 상품 축으로 운용하던 VIP투자자문의 이러한 변화는 최근 국내 기업과 시장에서 달라진 배당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IP투자자문은 주식 일임형 상품에 배당형 펀드를 설정하고 지난 1월 6일부터 본격적인 운용에 나섰다.

이 펀드의 대표매니저는 김민국 대표가 맡았다.

현재 110억원 규모로 운용하는 펀드의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2.12%다. 같은 기간 -3.54%의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 대비 6%포인트 가까운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우선 이 펀드는 대표적인 국내 고배당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지난해 4~6% 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이나 기업은행[024110]처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통해 지속적인 배당이 가능한 종목이 투자 대상이다.

핵심 경쟁력을 가지고 이익 창출에 힘입어 배당 증가가 예상되는 배당 성장주도 주된 투자 대상이다. 주주 정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배당 성향을 확대하고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이 진행되는 종목도 포트폴리오 공략 대상이다.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7~12%다.

VIP투자자문은 가치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안정적인 배당을 시장 급락에 따른 안전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대형 배당주 펀드에서 담기 어려운 중소형 배당주를 자유롭게 활용해 배당 수익과 주가 상승의 기회를 통해 초과 수익을 달성할 예정이다.

VIP투자자문은 앞으로 국내 기업의 배당 정책이 적극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프랑스나 독일, 스페인, 대만, 태국의 기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비해 배당 성향이 훨씬 크지만, 한국은 반대다. 절대적인 배당 성향도 이들 국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미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출자 기업의 배당성향을 40%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나 현대차[005380], POSCO[00549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줄줄이 배당 확대 정책을 발표하는 추세다.

VIP투자자문 관계자는 "배당주는 가치 투자의 기본이지만 최근 기업과 연기금, 그리고 주주를 중심으로 배당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며 "기업이 사내 유보금보다 배당을 확대하고, 연기금은 의결권 강화나 추가 배당을 요구하는 변화의 흐름을 봤을 때 지금은 배당형 상품을 운용할 적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평균 이상의 배당 수익률과 안정적인 배당 성향, 주주이익 중시 기업 문화, 평균 배당률의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해 배당 가치주를 선별할 계획"이라며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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