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이번 달 들어 공식행사에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포스코 측에서는 다른 일정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정권비리 연루설과 포스코 인사 개입설 등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한다.

정준양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제33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의 한국 측 회장이기 때문에 당초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직접 사회를 보고, 호주 위원장인 존 워커(John Walker) 매쿼리 코리아 회장과 공동성명서 서명도 할 예정이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김종광 (주)효성 부회장, 김대유 STX 사장, 샘개로비치(Sam Gerovich) 주한 호주대사 등 양국 정부와 재계인사 110여 명이 참석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한국 측 위원장인 정 회장도 꼭 참석해야 하는 자리였다.

이 외에도 정 회장은 이번 달 들어 언론에 노출되는 공식행사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던 정 회장은 지난 10일 열린 사실상 올해 마지막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그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재계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여수엑스포 개막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 그동안 철강협회 회장으로서 대부분 참석했던 철강협회 마라톤 대회가 지난 19일 열렸지만, 이날도 정 회장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정 회장이 이처럼 두문불출하는 것은 현 정권 실세인 박영준 전 차관의 비리의혹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이달 초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포스코건설이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사업인 파이시티 시공사로 선정되고, 박 전 차관과 연관이 있는 제이앤테크가 최근 포스코와의 거래가 대폭 늘어난 과정에서 정 회장과 박 전 차관이 서로 도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또, 박 전 차관이 정 회장 선임 당시 인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후 지난 18일 대검찰청은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포스코의 혐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인사개입 등의 나머지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어 정 회장의 입장은 난처한 상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 회장과 포스코를 둘러싸고 각종 소문과 의혹이 이어지면서, 정 회장이 부담스러운 공식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이달 말로 예정된 인도의 자동차강판공장(CGL) 준공식 준비 등 다른 일정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특별히 외부 일정을 일부러 피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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