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외국인 기관투자자에게 중국 은행 간 채권시장 투자한도를 철폐하는 조치를 내놓았지만, 자금 유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엔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중국 채권시장 투자 자격 획득이 까다로웠지만, 이번 조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 범위가 확대되고 개별 기관에 대한 투자 한도도 폐지돼 외국인들의 투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나 해외IB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HSBC는 "중기적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변화이나 당장 위안화 절하 기대가 높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티시스은행은 "중국 채권시장의 거래 관행과 제도 등에 대해 투자자들이 아직 깊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방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커머스뱅크는 "채권시장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더라도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하고 헤지수단이 충분하지 않아 투자를 제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해외 IB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금융개혁이 흔들림없이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채권투자에서 중국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변국의 채권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중국 역내 채권시장 규모는 잔액 기준 작년 12월 현재 48조위안으로 세계 3위다. 이 가운데 은행 간 시장규모는 44조위안이고,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약 2%로 주요국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채권시장이 규모와 비교하면 외국인 투자비중이 크게 낮은 상황인데, 이번 조치로 글로벌 채권 투자입장에서는 중국 채권 수요가 늘어나면 주변국 채권시장에 외국인들의 투자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국 채권시장의 자본 유출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dj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