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기자 = 페이스북은 18일 오전 11시에 나스닥 증권시장에 상장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 페이스북의 거래가 시작된 시간은 11시30분이었다.

인기주 공모 때 거래개시 시간이 지연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30분이 다 되도록 거래 체결이 안 되고 상장을 주관한 거래소에서 아무런 설명이 없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페이스북 투자자들은 상장 때 겪은 이 해프닝(우발 사건)으로 온종일 혼란함과 무질서 상태에 빠져야 했다. 페북 패닉을 몰고 온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오전 10시58분 = 페이스북의 거래 시간이 애초 11시에서 11시5분으로 5분 늦춰졌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일은 늘 있는 일이다. 특히 페이스북처럼 대규모 주식발행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스닥은 투자자들에게 거래개시가 늦춰질 것임을 비교적 빨리 공지했다.



▲11시5분 = 나스닥에서 공지한 11시5분이 됐는데도 거래는 시작되지 않았다. 나스닥에선 아무런 공지도 보내지 않았다. 초조한 마음으로 트레이더들은 거래 시작을 기다렸고 애꿎은 시간은 흘러갔다. 그런 와중에도 일부 트레이더들은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열심히 주문을 내고 있었다.



▲11시13분 = 나스닥의 두 번째 공지가 나왔다. 나스닥은 "페이스북 상장과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정보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왜 거래가 지연됐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아무 설명이 없었다. 나스닥은 첫 번째 공지와 달리 두 번째 공지는 이메일을 이용해 무성의하게(terse) 했다.



▲11시28분 = 2분 뒤인 11시30분에 페이스북 거래가 시작된다는 나스닥의 발표가 나왔다. 누가 발표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나스닥은 11시5분부터 28분까지 사자와 팔자 주문이 있었고 취소 주문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주문이 어떻게 됐는지 아는 트레이더들은 아무도 없었다. 나스닥은 페북 상장과 관련해 최소 20분간 먹통이었던 셈이다.



▲11시30분 = 페이스북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두 시간 동안 시장참가자들은 극심한 혼란과 무질서에 빠졌다.

특히 나스닥의 시장조성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

나스닥이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시장조성자에게 11시5분부터 29분까지 주문이 개장가(공모가)에 체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시장조성 기관 중 하나인 인스티넷 관계자는 "나스닥은 11시29분까지 자신들이 거래개시를 위한 페이스북 주문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25분간 체결된 주문은 취소되거나 개장 후 두 시간 뒤인 1시50분까지 제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조성자는 특정 종목에 대한 거래를 전문적으로 하는 증권사를 말한다. 나스닥 오류 때문에 주문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모르고 거래한 시장조성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

UBS와 씨티그룹, 시타델증권, 나이트 캐피털 그룹 등 시장조성자들은 총 1억1천500만달러(한화 1천3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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