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협상이 결렬되면서 양측의 소송전은 신제품 출시 후에도 상당기간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5일 밤 애플과 특허협상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협상 결과에 대해 "담당 판사가 일체의 언급을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며 "소송 중인 사항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특허전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나중에 변화가 있으면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특허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IT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결국,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삼성과 애플 CEO 간의 특허협상은 별다른 소득 없이 결렬된 셈이다.

사실 이번 협상결렬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협상 자리 자체가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의 권고에 따라 마련된 만큼, 양사의 적극적인 협상자세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지금까지 전 세계 10여 국에서 30여 건이 진행 중인 소송전에서 삼성과 애플은 '8대 10(항소심 등 모든 판결 기준)'의 전적을 기록 중이다.

양사 모두 상대의 공격은 많이 막아냈지만, 자사의 특허를 바탕으로 시도한 공격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어느 한 쪽도 아직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만큼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았다.

특히 양측 모두 소송전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지는 못했으나 양측이 모바일 시장에서 주도권을 다투는 선두 업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상당한 '홍보 효과'는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싸움은 양사의 신제품이 출시된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은 이미 이달 초 '갤럭시S3'를 출시했고, 애플도 조만간 '아이폰5'를 출시할 예정인 만큼, 양사는 서로 신제품에 대해 다시 각종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IT업계 등은 내다봤다.

특허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기존의 제품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공격은 다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며 "이 상황에서 새로운 주력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주된 공격대상이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신제품을 중심으로 다시 소송전이 치열해지면 또다시 상당한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다"며 "따라서 양사 모두 신제품 출시 이후에도 한동안 소송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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