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로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독일의 낮은 물가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지표 호조와 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부각돼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소비 증가 전망과 주요 산유국들의 유가 안정을 위한 다음달 회동에 따른 기대에도 펀더멘털이 현재의 유가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가 상향조정되는 등 경제 지표 호조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미경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을 줄 뿐 아니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높인 것으로 풀이됐다.

미 상무부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연율 1.0%(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4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는 0.7%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성장률 잠정치를 0.4%로 전망했다.

상무부는 또 1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5%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4% 증가를 웃돈 것이며 월간 증가율로 지난해 5월 이후 최대를 보인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고 전년 대비 1.7% 높아졌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2월 소비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의 92에서 91.7로 소폭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90.7로 예측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달러 강세에 따른 수출 어려움과 전세계 성장률 둔화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1월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가 전월의 615억달러에서 622억달러로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라엘 브레이너드 미국 연준 이사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시장 상황은 미국에서 3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 콘퍼런스 연설에서 금융 시장 상황의 악화는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 경제와 비교했을 때 강하게 성장하거나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정책 전망이 "간단하고 명료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32포인트(0.34%) 하락한 16,639.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65포인트(0.19%) 내린 1,948.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26포인트(0.18%) 높은 4,590.4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줄이는 양상을 보였으며 다우와 S&P지수는 오후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업종별로는 소재주가 1.3%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에너지주와 금융, 산업도 소폭 오름세를 나타낸 반면, 기술과 통신, 헬스케어 등은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셰브론과 엑손모빌이 각각 1%와 0.3% 하락했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각각 1.3%와 0.9%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미국 기업들의 재고가 예상보다 덜 감소함에 따라 한달 전에 나온 속보치보다 상향 조정됐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마켓의 리 페리지 거시전략 헤드는 "PCE 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은 Fed가 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가격에 반영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93% 상승한 19.6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0/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7bp 오른 연 1.766%를 기록했다. 이번주 수익률은 1.6bp 올랐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8bp 높아진 2.631%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7.9bp 상승한 0.801%를 각각 나타냈다.

이번주 30년만기와 2년만기 수익률은 각각 2.7bp와 5.5bp 상승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뉴욕유가가 강세를 보여 하락압력을 받았다. 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수요 증가 기대와 산유국들의 다음달 회동을 앞두고 한때 배럴당 34달러대로 진입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국발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데다 소비지출 역시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고 물가 역시 향후 Fed의 목표치 2%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전날의 21%에서 55% 높여 반영했다.

재무부는 이날 전날 기술적 문제로 연기됐던 28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오전 11시30분에 입찰했다. 활기 없는 입찰 결과가 나와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낙찰금리는 연 1.568%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25배로 지난 4차례 평균인 2.52배를 밑돌았으며 2009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3.5%로 지난 평균인 59%를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4.2%로 지난 평균에 부합했다.

이후 뉴욕유가가 장중 강세를 접고 0.9% 반락했으나 국채가격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위험거래 증가 분위기가 국채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면서 그러나 다소 비대칭적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가와 유가가 하락했을 때 수익률이 급락했으나 위험자산이 상승했을 때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적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추가 부양책을 시사하는 등 수익률 상승을 제한하는 정책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9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93엔보다 1.01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39달러에 움직여 전날 후장 가격인 1.1024달러보다 0.0085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64엔을 나타내 전날 후장 가격인 124.50엔보다 0.14엔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864달러를 기록해 전날 후장 가격인 1.3964달러보다 0.0100달러 밀렸다.

달러화는 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돼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폭을 늘렸다.

이후 달러화는 소비지출이 예상치를 상회한 데다 물가 역시 추가 상승압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증폭돼 주요 통화에 오름폭을 늘렸다.

유로화는 1.0911달러까지 밀려 3주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달러화는 엔화에 113.98엔까지 올라 1주일 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많은 위원이 물가가 중앙은행의 목표치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직접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전략가는 "이날 지표는 투자자들이 Fed의 올해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재고해야만 하는 상황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UBS웰스매니지먼트의 지오프리 유는 일본과 유로존이 추가 부양책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인 반면 Fed는 올해 어느 시점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GDP 상향 조정 등은 Fed가 더 비둘기파적 정책을 유지할 이유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지수(HICP) 측정 방법을 따른 2월 독일의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4% 상승했으나 전년 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유로화가 달러화에 보합권 움직임을 접고 낙폭을 확대했다. 낮은 물가로 ECB가 오는 3월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을 것으로,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BNP파리바는 오는 3월10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독일 물가가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임에 따라 ECB에 대한 추가 부양 압력이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파운드화는 이날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에 따른 금융 및 정치적 불안정 예상으로 달러화에 약세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한때 1.3851달러까지 밀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브렉시트 우려는 파운드화 추가 절하 심리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투표 시기인 6월이 다가올수록 파운드화가 더 하락압력을 받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센트(0.9%) 낮아진 32.78달러에 마쳤다. 이번주 유가는 3% 이상 상승했다.

이날 유가는 미국 휘발유 수요 증가 전망 속에 미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호조를 나타낸 데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 예상으로 한때 34.69달러까지 올라 지난 1월28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이라크와 나이지리아가 안전 문제 등으로 향후 2주 동안 하루 80만배럴 이상의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는 예상 역시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

오후 들어 베이커휴즈는 2월26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13개 감소한 400개로 집계돼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유가는 채굴장비수 감소 소식에도 오름폭이 축소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2014년 10월 이후 70%가량 급감했다고 전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하루 100만배럴에서 200만배럴의 공급 우위 장세가 내년 초에나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기 때문에 펀더멘털로 볼때 최근의 유가 상승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이외의 산유국들이 생산 규모를 급격히 축소할 가능성이 있어 유가가 올 하반기에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애널리스트는 산유국들이 생산 규모를 동결하건 아니건 간에 시장은 여전히 대규모 공급 과잉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현재 공급이 수요를 하루 130만배럴 웃돌고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시장은 비OPEC 산유국들의 감산이 아닌 수요 증가에 의한 재균형을 필요로 한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올해 4분기에 가능할 듯하다고 부연했다.

또 2016년은 전세계 자본지출이 2년 연속 감소하는 첫해가 될 것이며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비OPEC 산유국발 생산 감소는 올 하반기에 유가 회복의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투자 감소에 따른 산유량 감축 현상이 느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따라서 유가는 지난 1월29일에 기록했던 35.20달러에서 강한 저항을 받는 가운데 30달러대에서 조정 장세를 연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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