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5월 무역수지가 17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전월비 흑자 규모는 줄었으나 흑자 기조는 유지되는 셈이다.

연합인포맥스가 29일 무역수지 폴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은행, 증권사 등 10곳의 수출입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5월 수출은 464억2천520만달러, 수입은 446억9천160만달러로 각각 추정됐다.

이들은 5월 무역수지가 17억3천360만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 참여자들은 유럽 리스크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면하지 못하면서 불황형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중국과 유로존 경기 부양책이 이어지고 선진국 경기 회복이 나타나면 무역수지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10곳 모두 무역 흑자를 예상했다. 1곳은 1억달러대 흑자를, 5곳은 10억달러대 흑자, 4곳은 20억달러대 흑자를 각각 제시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1월에 2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월에는 22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 3월에는 23억달러 흑자로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4월에는 22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컨센서스에 다소 못미쳤다.

▲각사별 전망치 =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5월 무역수지가 1억1천900만달러 흑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은 10억달러 흑자를, 솔로몬증권은 11억4천만달러, 키움증권은 14억달러 흑자를 내다봤다. 대신경제연구소는 15억2천700만달러 흑자를, HI투자증권은 16억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IBK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22억1천400만달러, 26억8천700만달러 흑자를 예상했고, 신한금융투자와 LIG투자증권은 각각 27억1천700만달러, 29억3천200만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 유럽발 그림자 수출 악영향 =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수출이 유럽 리스크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심화로 부진한 양상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까지 겹치면서 국내 수출사이클의 둔화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발 경기 불안과 중국 경제의 부진 등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줌으로써 5월 중에서 수출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경기 호조에 따라 대미 수출이 증가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 강세의 수혜를 받고 있는 중동이나 러시아에 대한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인 중국의 경기 부진에 발목을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로 감소하는 수치만큼 수출 여건이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선박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2008년 4분기부터 2010년 1분기에 걸쳐 조선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현재의 수출 부진 중 일부는 2~3년 전의 경기 부진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노중 솔로몬증권 이코노미스트도 "5월에는 그리스 문제로 인한 대외경기 불안이 국내수출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별로는 EU, 중국으로 수출이 둔화되고, 품목별로는 반도체, 가전, 화학 등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기 부진 역시 유로존 리스크에 이어 수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감소 외에도 전반적인 세계교역량 위축으로 상반기 중 수출입 증가율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유로존 침체와 중국경제 위축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 선방에도 불구하고 수출여건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5월 수입 역시 원자재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인해 3개월 연속 감소할 전망이어서 5월 무역수지흑자가 확대되더라도 수출입이 모두 축소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 확대라는 점에서 경기에 미치는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불황형 흑자 유지..하반기 회복세 기대 =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 리스크로 전반적인 수출이 좋지 않아 불황형 흑자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준 HI 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제조업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는 유효하지만 중국과 유럽 경기 부진의 영향이 지속됨에 따라 국내 수출사이클의 둔화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최근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조정에 따른 수출단가 둔화 압력, 11년 일본 지진 발생 이후의 수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5월 수출의 전년동월 증가율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 그는 "유가 하락과 경기 리스크 등으로 인해 수입 증가폭이 제한되며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월 수출은 대미 자동차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발 펀더멘탈 둔화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유로존 재정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영향권에 놓여 있어 마이너스 행진이 예상된다"며 "작년 일본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에 따른 역기저효과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입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5월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지난 4월에 이어 수출입활동 부진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성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무역수지가 회복 기조를 보일 것으로 봤다. 중국은 물론 유로존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이같은 전망에 한 몫 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고 있고, 유로존 재정위기 확대를 막기위한 ECB의 경기부양 및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다"며 "하반기 미국의 주택경기 회복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어 결국 2분기 중 부진한 수출은 3분기 중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위기와 일본이 지진충격에서 벗어나면서 국내수출이 위축되고 있으나, 선진국 경기가 호전되는 3분기 이후 국내수출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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