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3월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자산 선호로 분위기를 잡았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키웠던 채권시장도 '3월 금리 동결'을 예상하면서 금리 수준을 조정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경기지표 호조, 글로벌 증시 강세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우려가 점증해 국내에서도 3월 금리 인하설의 입지가 약해졌다. 일부 국내외 기관들도 4월 인하 전망을 내놓으면서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4일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강하게 일으켰던 '소수의견'이 늘어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또 소수의견의 근거 중 하나였던 물가하락도 2월 소비자물가가 컨센서스를 웃돌며 1%대로 상승한 상태다.

2월 금통위 의사록과 소비자물가가 나온 이후 3월 월간전망을 내놓은 국내외 증권사들은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하 기대감이 큰 만큼 4월 이후에는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와 ING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4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는 2월 근원 인플레이션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상승폭을 밑돌아 한국의 디스인플레이션이 끝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물가를 이유로 꼽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관리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면서 추가 완화의 여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월간리포트 등에서 4월 인하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월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전제조건이 글로벌 금융안정에 있는 만큼 3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하기는 어렵다"며 "수정경제전망이 예정된 4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 기대가 선반영된 만큼 부담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하반기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도 이르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들도 3월 금리 인하가 힘들다는 반응이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전에는 청와대나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압박성 멘트가 많았는데, 그런 움직임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증권사 채권딜러는 "주말 미국 비농업 고용이 나오는데 이를 토대로 미국 금리 인상 여부가 논의될 것 같다"며 "3월은 시장에서 많이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인하 전 정부의 압박성 멘트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유럽과 일본 통화정책 나오고 미국 통화정책 나올 때까지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금통위 의사록이 매파적이었고 거기에 물가가 결정타를 날렸다"며 "미국 금리 상승과 각국의 통화정책 이벤트들이 리스크온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3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1·2월 강세장에 뒤늦게 따라붙은 기관이 물리는 상황인데, 그래도 일단 금통위까지는 버티려는 곳이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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