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금융위원회가 30일 "(주가 하락시)연기금이 필요하면 사용하겠다"는 김석동 위원장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부랴부랴 진화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 발언은 연기금 투입으로 주가 하락을 막겠다는 취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금융위 출입기자단과의 과천 서울대공원 산행 후 가진 간담회에서 "증시 붕괴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통한 증권시장 사수는 나의 카드며 필요하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연기금을 정책적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연기금을 동원해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재차 하락할 경우 책임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표적 연기금 기관인 국민연금공단측은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정부 정책에 따라 투자한 적도 없고, 투자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커지자, 발언의 의도가 연기금을 동원해 주가 하락을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주식시장 붕괴라는 비상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 방어를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이 붕괴될 경우 개인과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연기금도 공멸하게 되므로 이런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시스템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아울러 연기금 투입이 '관치'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연기금 투입 여부는 기금운용위원회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연기금 동원 발언으로 연기금이 매수할 가능성이 큰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는 등 시장 자율이 깨지는 듯한 양상이 나타났다"며 "금융위원장이 주가를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발언이 과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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