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4.9% 급등한 38.29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금융완화 여부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일각에서는 ECB가 예금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확대 등 적극적인 완화책을 꺼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작년 12월처럼 실망스러운 조치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ECB의 통화완화 정책 확대 기대감과 유가 상승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에너지업종이 1.5% 올라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낸 데다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합의 전망이 재부각돼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9%나 오른 38.29달러에 마쳐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유가 강세와 실망스러운 ECB 완화 가능성 등으로 하락했다.

유로화도 ECB의 통화정책회의를 하루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져 달러화에 보합세를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는 뉴욕증시 강세에 힘입어 엔화에 상승했다.

ECB는 1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내놓는다.

많은 전문가는 ECB가 예금금리를 10~20bp 범위에서 인하하고, 자산 매입 규모를 최소한 100억유로에서 최대 200억유로 정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ECB가 금리인하나 양적완화(QE) 확대 외에도 유동성 공급을 위한 수단으로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 방안은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주택담보대출 제외)을 더 많이 하는 은행에는 보다 싼 이자로 최장 4년까지 ECB가 돈을 빌려준다는 게 골자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이 불만을 제기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TLTRO가 활용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TLTRO로 빌려 간 자금을 제로(0%) 금리나 소폭의 플러스(+) 금리로 ECB에 예치할 수 있게 하면,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26포인트(0.21%) 상승한 17,000.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00포인트(0.51%) 오른 1,989.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56포인트(0.55%) 높은 4,674.3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에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음날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완화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와 유가 급등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존의 완화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라 시장에서는 ECB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나 자산매입 규모 확대 등의 정책을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또한 다음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감소세를 나타낸 데다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합의 전망이 재부각돼 급등했다.

이라크의 에너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관영 언론인 알-사바(Al-Sabah)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3월20일 모스크바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유가 급등에 에너지업종이 1.5% 오르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기술업종이 1% 넘게 올랐고,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셰브런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4%와 2% 넘게 급등했지만 나이키는 2% 이상 하락했다.

패스트푸드업체 치폴레 멕시칸 그릴 주가는 직원들의 건강 문제로 매사추세츠 지점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는 소식에 3.4% 하락했다.

제약회사의 화이자는 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매입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1.3%가량 올랐다.

로버트 W. 베어드앤코의 마이클 안토넬리 주식 거래자는 "내일 예정된 ECB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며 ECB 정책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이날 증시 움직임을 비교적 조용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미국의 도매재고는 판매 둔화로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1월 도매재고가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감소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39% 내린 18.4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기준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bp 오른 연 1.892%를 기록했다. 수익률은 이달 들어 하루 상승폭으로 최대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높아진 2.685%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상승한 0.902%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뉴욕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하락압력을 받았다.

이후 10년만기 국채입찰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데 따른 관망세가 이어져 국채가격이 좁은 폭에서 움직였다.

재무부는 이날 오후 20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 결과가 나온 뒤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낙찰금리는 연 1.895%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9배로 2015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8차례 평균은 2.62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6.5%로 최근 평균인 62%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1%였다.

일부에서는 ECB가 시장을 실망하게 하는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우려한 데 따른 매물이 나와 국채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ECB 요인을 시장이 가격에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분위기가 부각되기도 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ECB 회의 때 예상보다 소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나온 데 따른 급격한 국채 매도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부연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7.1bp 오른 0.242%를 보여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일 만기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국채수익률 역시 각각 6bp 높아졌고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Fed의 성명이 매파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Fed 성명에서 금리인상 시기를 일정부문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고 이들은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2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국채가격 낙폭이 제한됐다며, 이는 일본과 유로존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함에 따라 미국 국채가 매우 매력적 투자대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기준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4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61엔보다 0.79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04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005달러보다 0.0001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79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3.93엔보다 0.86엔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219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4210달러보다 0.0009달러 상승했다.

달러화는 뉴욕유가 강세로 뉴욕증시가 오름세를 보인 데다 ECB가 예금금리 인하와 자산 매입 규모 확대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그러나 ECB의 추가 부양책이 예상보다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해 유로화에 오름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유로존 경제학자는 "마이너스(-) 금리 사용에 대한 경고 등에도 ECB가 예금금리를 -0.50%로 20bp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또 ECB는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추가 부양책에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TLTRO로 빌려 간 자금을 제로(0%) 금리나 소폭의 플러스(+) 금리로 ECB에 예치할 수 있게 하면,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2월 ECB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부양책을 내놓음에 따라 유로화가 달러화에 4%나 급등했을 당시에 대한 기억이 유로화의 대 달러화 움직임을 제한했다고 풀이했다.

ING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시장은 ECB의 10bp 금리인하를 유로화 가치에 반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주 최대 이슈인 ECB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장세를 지배했다면서 이에 따라 유로화의 대 달러화 등락 폭이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79달러(4.9%)나 오른 38.29달러에 마쳐 지난해 12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라크의 에너지부의 한 관계자가 이날 관영 언론인 알-사바(Al-Sabah)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3월20일 모스크바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에너지부는 특정 날짜나 장소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가능성이 증폭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수급이 균형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와 유가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인 러시아가 지난 2월 중순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5%가량 급반등했다.

그러나 서방국들의 제재에서 벗어난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혀 일부 산유국들의 동결 합의 소식이 전세계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부각하기도 했다.

이후 유가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원유재고를 발표한 이후 오름폭을 확대했다.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는 감소세를 보인 때문이다.

EIA는 지난 3월4일로 끝난 주간의 휘발유 재고가 453만배럴 급감했고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 역시 112만배럴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50만배럴, 정제유 재고도 50만배럴 각각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원유재고는 390만배럴 늘어난 5억2천19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310만배럴 증가를 상회한 것이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69만배럴 증가한 6천690만배럴을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88.3%에서 89.1%로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88.0%로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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