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뉴욕 주식시장에서 고전 중인 페이스북 주가가 개별 주식 옵션거래가 시작되면서 또 다른 악재를 만났다.

불투명한 기업공개(IPO) 과정과 기업의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이미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개별 옵션 시장에서 약세 베팅이 쇄도하면서 주가를 더욱 끌어내린 것이다.

29일(미국시간 ) 페이스북 주가는 전장대비 9.6% 급락한 주당 28.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식이 상장된 나스닥지수는 33.46포인트(1.18%) 오른 2,870.99로 장을 마감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주당 29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주가는 지난 18일 상장 이후 2주도 안 돼 공모가인 주당 38달러에서 20% 넘게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부터 페이스북 주식 옵션거래가 시작되면서 트레이더들이 주가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데 앞다퉈 베팅했다고 보도했다.

정보제공업체인 트레이드얼러트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 주식 옵션 거래량은 개별 주식 옵션의 첫 거래일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권사 TD 아메리트레이드의 조 키너헌 수석 파생상품 전략가는 "이처럼 놀라울 정도로 많은 물량이 거래 첫날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날 페이스북 옵션 거래량이 31만2천계약 이상이었다면서 개별 주식 옵션 시장에서 페이스북보다 많이 거래된 주식은 애플뿐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계약당 주식 100주를 사고팔 권리가 주어지기 때문에 이는 주식 3천120만주와 맞먹는 거래량이다.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옵션은 다음 달 주가가 30달러까지 하락한다는 데 베팅한 풋옵션으로 거래량은 이날 오후 기준으로 2만2천건 이상이었다.

이는 다시 말해 트레이더들이 다음 달 16일 최대 220만주를 3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샀다는 것이다.

풋옵션은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파생상품으로 주가가 내려갈수록 돈을 벌게 된다.

이날 거래에서 가장 큰 규모의 베팅은 페이스북 주가가 오는 7월 중순까지 주당 25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는데 건 풋옵션이었다.

일부 강세 베팅도 있었지만, 오는 12월까지 주가가 무려 16달러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베팅이 나오기도 하는 등 약세 전망이 대세였다.

트레이더들은 옵션 거래량 증가가 주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가 풋옵션을 매도하면서 주식을 공매도한 것이 주가 하락 이유 중 하나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풋옵션 매수자가 권리를 행사하면 시장조성자는 손실을 보고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데 이때 공매도가 헤지 수단이 된다.

브라이언 오버비 트레이드킹 선임 옵션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가 풋옵션을 사면 시장조성자들이 자신들의 포지션을 지키려고 취하는 조치에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세바스찬 옵션핏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주가가 옵션시장 거래에 반응해 움직이는 현상이 '왝더독(wag the dog)'과 같다고 평가했다.

대니얼 언스트 허드슨 스퀘어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페이스북 실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전에는 주가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7월 말 2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까지 페이스북이 침묵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가 하락 이유 중에는 이외에도 페이스북이 노르웨이 웹브라우저 업체인 오페라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WSJ는 두 업체 모두 이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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