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5일 점심시간이 지난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정문 앞.

길거리를 오가던 행인들은 다소 독특한 광경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문 앞 보도블록 전체를 세척을 위해 비누칠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모처럼 증권사를 방문하는 날이었다.

신한금투 측은 하루 전부터 임 위원장의 방문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등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었다. 금융위원장이 증권사를 찾는 것도 오랜만이지만, 증권사 대표격으로 신한금투가 비칠 수 있기 때문.

전체 증권사 자본 규모 7위이자 순이익 규모 6위(작년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인 회사로서는 크게 익숙지 않은 이벤트임은 분명해 보였다.

금융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증권사를 찾은 것은 작년 4월(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이었다. 당시는 주요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의 실무자들이 모인 간담회 성격이었다. 임 위원장이 취임 후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금융위 측이 많은 증권사 중에서 신한금투를 택하는 데 뚜렷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 방문지로 이 회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은 "(신한금투 방문이)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증권사를 방문한 이유는 이번 ISA가 은행과 증권이 경쟁하는 최초의 사례가 되고 있고, 증권사들도 새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오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KB은행을 방문해 ISA에 가입한 만큼 '균형'을 맞춰 증권사를 응원하러 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회사 측의 홍보 속에 행사장인 영업점 내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과 금융위 및 신한금투, 금투협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좁은 영업점 내부에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고객들의 불편은 크지 않았다. 금융상품 상담을 위해 현장을 찾은 고객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ISA 출시 이틀 째지만, 많은 고객이 은행권으로 몰린 영향이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출시 첫날 ISA 가입자는 약 32만명으로, 이 가운데 97%인 21만2천명이 은행을 통해 가입했다.

임 위원장은 "가입 초기 판매망이 넓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고객의 가입이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 판단의 기준은 수익률"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은행권의 계좌이동제도 시행되는 만큼 ISA가 금융사들의 진검승부 대결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이 금융위원장의 '응원'에 힘입어 ISA 초기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향후 고객들의 발길이 어느 정도나 이어질지 주목된다. (산업증권부 권용욱 기자)





<사진 중앙 부분 왼쪽부터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황영기 금투협회장>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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