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 확대…2년물 급락·30년물 상승

국제유가 5.8% 급등한 38.46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올해 인상 횟수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이 호재라는 인식이 더해져 상승했다.

미국의 단기 국채가격은 시장 기대보다 느린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에 장중 하락세를 접고 급반등(금리 하락)했다.

2년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9.5bp나 떨어진 0.873%로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의 이날 낙폭은 하루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하락했으나 3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도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연준의 스탠스에 유로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0.25~0.50%로 동결하고, 올해 말 금리 중앙값이 0.875%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내놨던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전망이 2차례 인상으로 하향조정된 것이다.

연준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등으로 경제 전망에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경제 활동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에도 완만한 속도로 확장됐다"면서도 "금융시장과 경제 성장 상황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FOMC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경제 전망에 대한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예전보다 비둘기파적인 입장으로 변화했다며 오는 4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연준에 올해 한 차례 금리인상에 그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FOMC 이후 4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2%로, 9월과 11월 인상 가능성은 각각 51%와 56%로 반영했다.

국제유가는 예상치를 밑돈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연준의 비둘기파 성명,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논의 소식 등으로 급등했다.

모하마드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다음달 17일 카타르에서 주요 산유국이 회동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알사다 장관은 이번 회동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2개국과 비회원국 3개국 등 모두 15개국이며 이들의 산유량은 전체의 73%를 차지한다고 부연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8%나 높아진 38.46달러에 마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4.23포인트(0.43%) 오른 17,325.76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9포인트(0.56%) 높아진 2,027.2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30포인트(0.75%) 상승한 4,763.9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비자물가 상승 부담으로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등락을 반복하다가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 후 급반등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현 수준인 0.25~0.50%로 동결하고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2회로 낮췄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한 후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네 차례로 예상한 바 있다.

애버딘자산관리회사의 루크 바로톨로뮤 운용역은 "연준 성명서는 최근 고용과 물가 지표가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은 2.2%로 제시했고, 달러화 강세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물가 전망치도 1.2%로 낮췄다.

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규모 예상 하회와 연준의 비둘기파 성명, 산유국의 산유량 동결 논의 소식 등으로 급등한 것도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소재주가 1.7%나 오르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에너지(1.6%), 기술주(1.1%), 통신(0.9%), 유틸리티(0.9%), 필수 소비재(0.7%) 등이 상승했다.

반면 금융주와 헬스케어업종이 각각 0.1%와 0.2% 내렸다.

종목별로는 다우지수에서 캐터필러 주가 오름폭이 2.6%에 달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 외에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1.3% 올랐다.

이와 달리, 제약사 화이자와 머크가 각각 1.7%와 1% 내렸고, 골드만삭스와 JP모건도 0.8%와 0.4% 하락했다.

개장 전 발표된 경제 지표 중 소비자물가는 FOMC 경계감을 높이면서 개장 초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미 노동부는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2월 근원 소비자물가(CPI)가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2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3%나 올라 2012년 5월 이후 최대를 나타냈다. 2월 CPI는 전월 대비 0.2% 하락해,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단독주택착공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마켓워치 조사치 115만3천채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5.2% 늘어난 연율 117만8천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난방·전기생산과 관련된 유틸리티 부문이 급락함에 따라 전달의 강한 오름세에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연준은 2월 산업생산(제조업과 광산, 유틸리티)이 전월대비 0.5%(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FOMC 결과 발표 후 전 거래일보다 약 11% 내린 15.5로 하락해,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장중 기준 최저치를 보였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9.5bp나 떨어진 0.873%로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의 이날 낙폭은 하루 기준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였다.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6/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1bp 낮아진 연 1.940%를 나타냈다.

반면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3bp 오른 2.734%를 보였다.

2월 근원 물가가 인플레이션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게 했다는 분위기 속에 경기 회복을 뒷받침했던 주택지표 역시 긍정적 모습을 나타내 2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대에 진입하는 등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았다.

물가 상승압력이 가시화된다면 Fed가 수개월 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증폭됐고 일부에서는 4월 금리 인상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FOMC 정례회의 성명 발표와 재닛 옐런 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나온 2월 근원 물가가 전년 대비 2.3% 상승하며 2012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Fed가 매파적일 가능성을 높였다.

Fed의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 가능성이 2년과 3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를 2008년 12월 이후 최소 수준으로 좁혀지게 하는 등 평탄화가 가속화됐다.

단기 국채가격이 하락압력을 받는 반면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수익률 2% 진입을 앞둔 데다 FOMC 성명을 확인한 이후 움직여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로 낙폭이 제한됐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FOMC의 이날 성명은 올해 금리 인상이 2차례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등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 적이었다.

이에 따라 국채가격이 급반등했다. Fed가 매우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FOMC 성명 직전 0.989%에서 등락하던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0.9%로 급반락했고, 1.995%에서 움직이던 1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1.929%로 가파르게 떨

어졌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금리인상이 많아야 2차례일 것이며 1차례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중국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취약한 제조업 활동 등으로 Fed가 매우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임금 상승률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과 강한 노동시장 등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해서 2차례 금리인상이 중립적 수준이 될 것이라

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매우 느린 속도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임을 확인해 수익률 평탄화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거래자들이 이익 실현 매물을 내놓았다며 2년만기 국채가격은 급등했지만 30년만기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99.3bp에서 106.7bp로 확대됐다.

이들은 올해 1~2차례의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를 넘기 어렵다면서 이는 일본과 유로존의 낮은 금리에 따른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선호현상 지속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5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3.16엔보다 0.63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23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108달러보다 0.0115달러나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30엔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25.68엔보다 0.62엔 올랐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257달러를 나타내 전날 가격인 1.4149달러보다 0.0108달러 높아졌다.

달러화는 개장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헤드라인과 달리 근원 물가가 연율 기준으로 높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Fed가 예상보다 더 매파적일 것이라는 예상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경제와 물가, 노동시장 낙관론 확산이 Fed의 수개월래 금리인상을 정당화한다면서 이는 일본과 유로존의 금리 차이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빠르면 4월, 늦어도 6월에는 올해 들어 첫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급증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미국의 건설 부문이 지속해서 경기회복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하는 것 역시 Fed의 금리 정상화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했다.

이후 달러화는 FOMC 회의 결과를 앞둔 데 따른 관망세가 이어져 주요 통화에 좁은 폭에서 등락했다.

성명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 등에 일제히 급반락했다. 성명이 올해 금리 인상을 애초 2차례에 그칠 가능성을 밝혔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 역시 매번 회의 때마다 금리인상이 논의될 것이며 4월에도 금리인상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밝혔으나 수사학적 발언에 불과하다는 평가로 달러화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금리인상이 3차례 정도로 예상됐으나 2차례에 그칠 수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일부에서는 1차례에 불과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Fed가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점은 이날 오전 물가지표가 나왔을 때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면서 옐런의 4월 금리 인상 논의 발언에도 시장은 6월이 더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달러화 강세는 Fed의 올해 4차례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것이었으나 2차례 또는 1차례에 그친다면 추가 상승세를 보일 이유가 없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 속에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예산안 공개를 하면서 향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해 달러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Fed가 비둘기파적 성명을 내놓아 반등했다.

오스본 장관은 2016년 성장률 예상치를 2.4%에서 2.0%로, 2017년 전망치 역시 2.5%에서 2.2%로, 2018년도 2.4%에서 2.1%로, 2019년과 2020년은 2.3%에서 2.1%로 각각 낮췄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2달러(5.8%)나 높아진 38.46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에 앞서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논의 등을 위해 다음달 17일 회동할 예정이라는 소식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모하마드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다음달 17일 카타르에서 주요 산유국이 회동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알사다 장관은 이번 회동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2개국과 비회원국 3개국 등 모두 15개국이며 이들의 산유량은 전체의 73%를 차지한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는 1월 기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란의 동참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가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적은 규모의 증가세를 나타내 추가 상승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3월11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는 130만배럴 늘어난 5억2천32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330만배럴 증가를 하회한 것이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54만5천배럴 증가한 6천750만배럴을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74만7천배럴 감소했고 정제유(난방유 포함) 재고도 11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재고가 260만배럴, 정제유 역시 80만배럴 각각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89.0%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4%포인트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는 오후 들어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올해 금리인상이 2차례에 그칠 수 있음을 밝혀 오름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란의 참여 없이도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다면 수사학적이지만 유가 상승에 일조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미국의 휘발유 소비 증가에 따른 원유재고 증가 규모 예상치 하회는 유가 강세를 견인하기에 충분했다고 풀이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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