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80원대로 갭업될 전망이다. 스페인 우려와 유로화 급락이 달러 매수세를 이끌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은행 구제를 논의한 바 없다고 일축하면서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불안이 다시 떠올랐다. 스페인 정부가 방키아 은행에 대해 국채를 통해 19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이를 ECB의 3개월 만기 대출과 교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ECB의 부인으로 위험회피심리가 불붙은 것이다.

스페인 국채금리 역시 급등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6.669%대로 오르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바 있다.

이날 서울환시에서도 스페인 우려가 점증되며 달러화 레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60.83포인트(1.28%) 하락한 12,419.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힘을 받을 경우 달러 매수를 부추길 수 있다.

유로화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유로화는 1.24달러선이 무너지면서 지난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로화 전저점 경신은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갭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로화가 전저점을 뚫고 급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1,180원대 안착을 지지한 바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급등했다. 지난밤 달러-원 1개월물은 1,186.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76.30원)보다 7.1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82.00원, 고점은 1,188.00원에 거래됐다.

월말이기는 하나 네고물량이 고점을 기다리다가 나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출업체들이 달러화 상승 국면에서 다소 느긋해진 셈이다. 이날 달러화가 개장가부터 1,180원대 중후반으로 갭업될 공산이 크다. 네고 물량이 1,180원대 후반부터는 조금씩 유입될 수 있다.

외환당국 움직임도 주목된다. 외환당국은 최근 달러화가 자율적인 조정 장세를 보이면서 크게 매도개입 의지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날 달러화가 레벨을 높이며 다음 저항선으로 1,190원선을 넘보고 있는 만큼 실개입에 나설 여지가 있다.

최근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서 환시개입에 대한 지적이 있었으나 당국 입장에서 매도 개입은 매수 개입에 비해 외부 지적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다.

따라서 이날 달러화는 1,180원대 중반으로 갭업된 후 네고물량과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불안과 유로화 전저점 붕괴 등으로 매수 심리가 우세한 가운데 달러화는 1차, 2차 저항선을 차츰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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